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최근 태국, 미얀마,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3개국을 방문한 기간에 땅에 발을 디딘 것은 47시간에 불과했다.
이는 실제 비행과 급유를 위한 기착 등 대통령전용기 에어포스원(AF1)에 타고 있던 41시간과 거의 맞먹는 것이다.
이처럼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2009년 1월 취임 이후 4년간 소화한 해외출장은 백악관 참모들과 경호원, 수행기자들로부터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올 정도로 바쁜 일정이었다.
당일 출장이나, 1박 출장도 많았고 한 국가만 방문하고 쫓기듯 백악관으로 복귀한 것도 다반사였다.
"2박 해외출장은 여유롭다"는 말까지 나왔다.
이는 재선을 목표로 하는 초선 대통령으로서 외교보다는 내치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 유권자들의 `환심'을 사야 하는데다 최악의 경제위기로 인해 나라를 비울 여유가 없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지난 2010년에는 연초부터 자신이 자란 인도네시아를 찾는다는 계획을 세우고도 건강보험개혁법안 처리와 멕시코만 원유유출 사고로 2차례나 미룬 끝에 11월에서야 인도, 한국, 일본과 묶어 방문했다.
또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임에도 불구하고 2009년 6월 러시아와 이탈리아에 이어 22시간 동안 가나에 머문 것이 유일한 아프리카 출장이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의 해외출장 일정은 1회당 평균 3.25일로, 지미 카터 전 대통령(평균 4.9일)에 비해 35%나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해군사관학교의 브렌던 도허티 교수는 "오바마 대통령 뿐 아니라 최근 들어 대통령 해외출장 일정은 전반적으로 짧아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면서 "조지 W.부시 전 대통령이 1회당 평균 4.9일로, 예외적으로 길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오바마 대통령의 해외출장 1회당 방문국가 수는 1.4개국(25회 35개국)에 불과해 전임자인 부시 전 대통령(1.9개국, 22회 42개국)보다 훨씬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언론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두번째 임기에서도 눈코뜰새 없는 바쁜 해외일정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CBS뉴스의 빌 플랜트 기자는 "대통령이 휴가를 제외하고 여행을 즐기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정치적으로 현명하지 못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면서 "여유를 즐기는 것은 비판의 대상이 되기 십상"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