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열린 우면산 산사태 원인 추가 및 보완조사 공청회에서는 조사단의 조사 결과에 대한 전문가 패널의 이의 제기와 유족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이날 조사단의 결과 발표 후 열린 토론에서 전문가 패널들의 이의제기와 지적이 이어졌다.
박창근 관동대 교수는 "재난은 자연재해와 인재의 이중적인 성격을 갖고 있는데, 선진화된 사회에서는 비록 천재의 비중이 높더라도 인재의 요소를 평가절하해서는 안 된다"며 "재판에서는 지난해 산사태 당시 폭우가 20년 빈도인지, 100년 빈도인지가 아주 중요해질 것이므로 이 부분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또 "전문가 사이에서도 이렇게 이견이 오가는데 재판부에서는 더욱 판단하기 힘들다. 결국 공신력 있는 보고서가 재판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서울시는 재판부에 증거자료로 들어갔던 1차 보고서를 모두 회수하고 2차 보고서를 정식 증거자료로 제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기태 금오공대 교수는 공군부대가 산사태에 미미한 영향을 끼쳤다는 조사단의 결과에 반박하고 나섰다.
장 교수는 "군부대 존재로 인해 강우량에는 변화가 없었기 때문에 산사태 원인과 관련이 없다는 조사단 발표는 납득하기 힘들다"며 "예를 들어 철탑이 있으면 이를 따라 물줄기가 생기기 때문에 시설물이 들어서면 자연히 침식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장 교수는 또 "단체장은 매년 안전점검을 하도록 법으로 규정돼 있고 예방에 쓸 수 있는 재난기금, 조기 예고 시스템 등도 있다"며 "이런 것을 지키지 못한 채 지금 원인 규명을 한다면 백번 서울시가 잘못했다"고 말했다.
임방춘 유가족 대표는 "이번 조사단의 발표는 산사태의 기술적인 원인에 한정됐을 뿐 피해 원인에 대한 조사는 거의 없었다. 곤파스 이후 피해 복구 사업이 얼마나 잘 이뤄졌는지, 예·경보 시스템은 갖췄는지에 대한 치열한 공방이 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조사단의 결과 발표가 끝난 뒤 공청회 진행 방식을 놓고 유족측과 조사단 간의 공방도 벌어졌다.
이수곤 서울시립대 교수가 모두 발언을 하자 김명모 조사단장은 "이수곤 교수가 지금 발표하는 내용은 종합적인 모두 발언이 아니라 전문가 토론에서 나와야 할 내용"이라며 이 교수의 발표를 중단하고 토론에서 다시 논의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임방춘 유가족 대표는 "오늘 토론에 나설 전문가들은 서울시에서 일방적으로 선정한 것"이라며 "우리 측 요청으로 마지막에서야 유가족 입장을 대변할 전문가들을 모셨는데 이수곤 교수의 발표까지 막는 것이냐"며 항의했다.
다른 유가족들은 "유가족들의 얘기를 들어달라고 수없이 요청했지만 시에서는 받아주지 않았다" "우리는 자식도 잃었는데 (서울시의) 꼭두각시가 아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김 조사단장은 "이 교수의 발언을 막은 것이 아니라 공청회 진행 순서상 전문가 토론 시간에 해달라는 것"이라고 답했다.
공청회에서는 또 한 유가족이 "우면산 공청회에 왜 서울시는 쏙 빠지고 전문가들만 있나. 지난번 조사발표 때도 서울시는 없었다. 서울시가 예·경보 등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 사과해야 하는 거 아닌가"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