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차량을 쫓던 중 다른 차량에 치인 경찰관이 결국 2주만에 순직했다.
21일 인천경찰청에 따르면 연수경찰서 강명희(50) 경위는 지난 6일 오후 부상 후 인하대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아 왔지만 이날 0시 가족과 동료들의 간절한 바람을 뒤로한 채 유명을 달리 했다.
강 경위는 지난 6일 오후 11시40분 연수구 옥련동의 한 도로에서 음주단속을 하던 중 모닝 승용차가 단속지점 40m 앞에서 유턴해 달아나는 것을 발견했다.
강 경위는 도주차량의 번호를 확인하고 도주 방향을 파악하기 위해 중앙분리대 화단을 넘었다가 반대편 차선에서 달려온 시내버스에 치였다.
경찰 매뉴얼에 따르면 음주 의심차량이 도주할 경우 도주 방향을 파악하는 것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다.
도주 방향을 파악한 뒤 인접 경찰에도 상황을 전파해야 신속한 검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강 경위는 사고 직후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두개골에 금이 가고 장기가 파열돼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아 왔다.
경찰은 당시 주변 폐쇄회로(CC)TV 화면을 분석, 용의 차량인 모닝 승용차의 차량번호를 추적해 운전자 권모(24)씨를 검거했다.
검거 당시 권씨의 혈중 알코올농도는 0.076%로 면허정지에 해당하는 수치였다.
권씨는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강 경위는 1989년 청와대 경호실 지원부대인 서울경찰청 101경비단에서 경찰 생활을 시작한 뒤 23년간 대통령 표창, 경찰청장 표창 등 20차례에 걸쳐 표창을 받을 정도로 우수한 경찰관이다.
강 경위의 형 강창희(52) 경감도 인천 중부경찰서 신흥지구대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등 경찰가족으로서 사명감도 남달랐다고 동료 경찰관들은 전한다.
호욱진 연수서 경비교통과장은 "강 경위는 평소 `음주단속 활동은 생명을 지키는 일'이라고 후배 경찰관들을 독려하며 음주단속 업무에 모범을 보였다"며 "투철한 사명감으로 모범이 됐던 강 경위의 순직이 너무나 안타깝다"고 말했다.
고인의 형인 강 경감도 "동생은 1996년형 누비라 승용차를 아직도 타고 다닐 정도로 검소하고 청렴한 생활을 했다"며 "의지가 워낙 강해 꼭 깨어날 것으로 믿었는데 이렇게 허망하게 가다니 믿겨지지 않는다"고 애통해했다.
김기용 경찰청장은 이날 오후 5시 빈소를 방문, 고인의 명목을 빌고 유족을 위로할 예정이다.
강 경위의 영결식은 오는 23일 오전 인천경찰청에서 경찰청장(葬)으로 엄수된다.
고인은 경감으로 1계급 추서되고 고인의 유해는 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유족으로는 아내(45), 대학생 아들(19), 고교생 딸(16)이 있다.
(인천=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