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현직 부장판사가 자신의 판결을 뒤집은 대법원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습니다. 법조계에선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일입니다.
한상우 기자입니다.
<기자>
농협 직원 3명은 다른 지역 한우를 횡성에 데려와 2개월 정도 키운 뒤 횡성한우로 표시해 판매한 혐의로 2009년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1심에선 무죄가 났지만 2심에선 두 달도 키우지 않고 도축했다면 '사육'이 아니라 단순 '보관'이나 '도축 준비기간'으로 봐야 한다며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명확한 기준이 없는 상태에서 단기간이라도 사육했다면 일률적으로 원산지표시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며 "사료와 소의 건강상태 등 '개별 상황'을 따져 다시 판단하라"고 사건을 돌려보냈습니다.
12개월 이상 사육해야 원산지 표시를 할 수 있다는 기준은 지난해 5월에 마련됐습니다.
이에 대해 2심 재판을 담당했던 김동진 부장판사는 법원 내부 통신망에 "대법원이 교조주의에 빠져 있다"며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김 판사는 "소가 팔린 지 6년이나 지난 지금 대법원이 요구하는 조사가 어떻게 가능한가"라며 "법의 형식적인 의미에만 집착해 본질에 맞지 않는 이상한 결론을 내는 상황이 반복되면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떨어진다"고 주장했습니다.
대법원은 김 판사가 법관 윤리강령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