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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목소리가 모두…" 불산 피해 충격

불산 누출 지역, 유령 마을로…대피 주민들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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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북 구미 불산 가스 누출 사고로 대피한 주민들은 언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기약도 없이 하루 하루 힘겹게 대피 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TBC 이종웅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대피 시설에서 밤을 보낸 박찬혁 씨가 서둘러 소들에게 먹이를 주기 위해 축사를 찾았습니다.

사람처럼 어디로 대피시킬 수도 없이 불산 가스를 고스란히 맞은 뒤 기침, 콧물에 침까지 흘리는 소들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팔 수도, 도축도 할 수 없고, 산 목숨 그대로 두지도 못하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박찬혁/주민 : 내일 매몰 처리를 한다고 해도 생명있는 것을. 여러가지로 보면 자기 명대로 못 살고 죽는 거고. 안타깝고.]

주민들이 떠나버린 텅 빈 마을을 잠시 찾은 김석태 할아버지도 방안을 둘러본 뒤 서둘러 돌아 나옵니다.

논, 밭에는 쌀 한 톨 건질 것 없이 바짝 말라버린 농작물 뿐이고 골목에는 인적이 끊긴 지 오래, 마치 유령 마을처럼 느껴져 두렵기까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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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태/주민 : 사람이 아무도 없지요. 조용한 거예요. 사람 하나 없으니까 무서운 생각도 들고.]

같은 봉산리에 있지만 공단 근로자들이 주로 사는 원룸에는 아직 대피하지 못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교대 근무를 하는 근로자들은 주민들처럼 딱히 옮길 곳도 없습니다.

[문수현/주민 : 사람들 지나가는 거 보면 머리 잡고 가는 사람고 있고요. 배 잡는 사람도 있고, 막 말하는데 사람 목소리가 다 달라져 있고요. 목 아프다는 사람도 많고 그래요. 대부분.]

언제쯤 정든 마을로 돌아가 농사를 지을 수 있을지 모르는 기약없는 대피 생활 속에 주민들의 속은 까맣게 타들어 갑니다.

상상도 못했던 불산 가스 누출 사고는 평화롭고 조용했던 한 마을을 순식간에 유령 마을로 바꿔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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