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 대선 후보들의 사과가 잇따른 한 주였습니다.
잘되면 불리한 국면을 타개하는 카드가 되고, 잘못되면 사태를 꼬이게 하는 악수가 되기도 합니다.
인혁당 사건 관련 발언을 계기로 역사인식 논란에 휩싸였던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5.16과 유신, 인혁당 사건 등은 헌법 가치가 훼손되고 정치발전을 지연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며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거듭 사과했는데요.
국민을 잘 살게 하겠다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각은 진심이었다 하더라도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정치에서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없음은 과거에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래야 할 민주주의 가치라고 믿습니다.]
과거사와 선친에 대한 판단을 역사에 맡겨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크게 수정한 겁니다.
문재인, 안철수 후보는 "회견을 환영한다", "쉽지 않은 일인데 필요한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유신 시대 피해자들은 박 후보의 사과에 진정성이 없다고 비판했고, 민주통합당도 피해 배상 같은 후속조치에 나서라고 요구했습니다.
야권의 유력 대권 주자인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이른바 '다운 계약서' 의혹에 대한 공개 사과에도 정치권의 관심이 쏠렸는데요.
기존 정치인과 달리 잘못을 즉시 인정하고 고개를 숙이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안철수 후보는 자신의 부인이 지난 2001년 아파트 매입 가격을 축소 신고해 취득세와 등록세를 적게 냈다는 이른바 '다운계약서' 작성 의혹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했습니다.
[안철수/대선 후보 :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도 있지만 어쨌든 잘못된 일이고 국민들께 사과드립니다.]
안 후보는 "앞으론 더 엄중한 잣대와 기준으로 살아가겠다"고 말했는데요.
야권 후보 단일화의 한 축인 문재인 후보 측도 "유력한 후보에게 뜻하지 않은 문제가 발생해 당혹스럽다"고 밝혔습니다.
박근혜 후보는 안 후보의 사과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새누리당은 "더 이상 착한 안철수가 아니"라며 공세 수위를 높였습니다.
안 후보 측은 일부 언론을 통해 논문 표절 의혹이 제기되는 등 '대선 불출마 종용 논란' 이후 주춤했던 검증 공세가 본격화됐다며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인정할 것은 즉시 인정하되, 악의적인 흑색선전에는 단호하게 대처한다는 방침을 세웠습니다.
박근혜, 안철수 두 유력 대권 주자들의 대국민 사과가 오늘(29일)부터 시작되는 추석 연휴 민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