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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낙동강, 생태환경 변화를 주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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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산바'가 지나간 지 10일이 지났지만 낙동강은 그 후유증으로 여전히 앓고 있습니다. 취재를 하면서 느낀 점은 4대강 사업 이전과 이후 낙동강의 달라진 생태환경을 주목해야 한다는 겁니다. 특히 태풍이나 홍수가 왔을 때 낙동강의 유속문제는 꼭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봅니다.

4대강 사업으로 낙동강은 더 넓어지고 깊어졌습니다. 또 강을 직선화했습니다. 당연히 강물의 흐름이 엄청나게 빨라지고 세졌습니다. 4대강 사업 이전의 낙동강은 자연적으로 형성된 습지와 수생식물이 강가에 자리잡고 있고 꾸불꾸불한 곡선형 하천이었습니다.

하지만 공사 이후 강은 직선화 되었고 깊어진 만큼 물길이 빨라지고 세졌습니다. 유속이 어느 정도 빨라졌는지는 현재 낙동강 홍수통제소를 비롯해 정부에서는 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낙동강 현장에서 준설공사를 하고 있는 업자들을 만나 증언을 들어보면 이구동성으로 "유속이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세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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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낙동강 하류에 홍수 경보가 발령되면 물이 빠지기 까지 3, 4일은 걸렸는데 이번에는 하루 반나절만에 부산의 삼락 둔치를 비롯한 4개 생태공원에 물이 빠질 정도로 빨랐습니다.

이번 태풍으로 낙동강은 준설장비의 무덤이 되다시피 했습니다. 1200톤급에서 2400톤급 준설선과 바지선 8척이 급류에 휩쓸려 침몰하거나 좌초됐습니다. 또 모래를 퍼 내는 쇠파이프 등 준설장비도 급류에 휩쓸려 떠 내려 갔습니다. 얼마나 셌던지 준설선 한 척은 아예 낙동강 하구둑을 통과해 바다로 흘러 내려 갔을 정도입니다.

준설업자들은 태풍에 대비해 선박을 쇠로 된 와이어 로프나 앵커 굵은 밧줄로 단단히 매 놓았다고 합니다. 웬만한 태풍이 와도 이전에는 충분히 견뎌 냈다는게 이들의 한결 같은 주장입니다. 그러나 4대강 공사를 한 뒤 쇠밧줄이 끊어질 정도로 물살이 세고 빨라 견뎌내지 못했다고 합니다.

제가 아는 한 태풍으로 이렇게 많은 선박과 준설장비들이 떠내려가고 피해를 당한 것은 처음입니다. 한 준설업자는 바지선을 끄는 소형 동력선의 경우 보가 있는 양쪽 수문을 열어 놓으면 거슬러 올라갈 수 없을 정도로 물살이 세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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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변에 사는 마을주민들의 증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삼랑진에 사는 한 주민은 떠내려 가는 바지선과 준설선이 교각에 부딪치면서 '쿵'하는 굉음이 마을 전체를 울릴 정도로 컸다고 합니다. 오죽했으면 "저러다 철길이 무너지지 않을까 걱정했다"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바지선 한 척은 제2 낙동대교와 충돌한 뒤 침몰했는데 한국도로공사에서 정밀 안전진단까지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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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물살은 낙동강 제방에도 큰 생채기를 남겼습니다. 경남 양산 물금읍~원동면까지 6Km 구간의 자전거 전용도로는 이번 물살에 석축이 무너져 두께 10cm 가량의 상판이 공중에 매달려 있다시피 했습니다. 길이 1m 높이 두께 50cm 가량의 화강암으로 쌓은 옹벽도 엿가락처럼 휘고 끊어져 허물어져 내렸습니다.

자전거길 바로 위에는 경부 철로가 놓여 있어 지반붕괴로 인해 철길까지 안전운행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을까 우려가 들었습니다. 4대강 공사 이전에는 낙동강 제방과 철길 사이의 둔치에 강버들과 갈대 등 수생식물이 들어 차 완충 역할을 했지만 자전거길을 만들면서 이런 완충지대가 사라지고 물살도 더 거세지면서 지반에 영향을 주었고 결과적으로 지반 붕괴를 초래했다는 겁니다. 이 구간에서만 10여 곳에서 지반이 내려앉는 피해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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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합천 창녕보 일대의 경우도 곳곳에서 호안이 유실됐고 생태공원 일대도 침식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환경단체와 4대강 조사위원회가 현장 답사한 결과 합천보 아래 양쪽 호안 모두에서 광범위하게 쓸려나간 사실이 확인 됐습니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일회성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해마다 반복될 수 있다는 겁니다. 낙동강 둔치를 따라 조성해 놓은 생태공원도 태풍이나 홍수가 일어나면 물에 잠기고 빠지면 다시 대대적인 정비사업을 벌여야 하는데 그 예산이 만만찮을 겁니다.

모래 재퇴적 문제도 예의 주시해 봐야 할 대목입니다. 저희 취재진이 이번 태풍 이후 합천보에서 낙동강 하류까지 둘러 본 결과 곳곳에서 모래 재퇴적이 일어나고 있는 현장을 봤습니다. 낙동강은 여름철 비가 많이 올 때를 제외하고는 유량이 풍부하지 않은 강입니다. 여름을 제외한 봄 가을 겨울에는 보 건설로 유속이 극히 느려져 사실상 호수화 되는 강이지만 여름철 태풍과 홍수기에는 유속이 엄청나게 빨라지는 극단적인 이중성을 가진 강입니다. 장기적으로 어떤 변화가 일어 나는지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취재를 하면서 강을 관리하는 여러 기관의 소통 부재는 앞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봅니다. 자료를 요청해도 거부하기 일쑤고 윗선과 의논해 봐야 한다거나 자료 공개가 곤란하다는 답변이 일상화되어 있더군요. 또 이곳에서 알아봐라 저쪽에서 알아봐라는 책임회피성 답변도 많았고요. 4대강 사업 이후 변화하는 생태환경에 대한 정직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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