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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안철수 '대선 출마 성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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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후보가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미 대담집 '안철수의 생각'을 통해 자신의 정책과 사상의 일단을 밝힌 바 있지만 대선 후보로서 공개 기자회견을 통해 이를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안철수 후보는 이번 출마 선언을 통해 어떤 성적표를 얻었을까?

먼저 '탈 정치 세력'을 자임하면서도 정당 정치나 국회 같은 제도권 정치의 역할과 필요성을 인정함으로써 안정감을 높였다는 평가다. 기존 정치권은 물론 상당수 전문가들도 '안철수 현상'이 정당 정치의 부정이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해왔던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혹자는 '안철수 현상'을 새로운 정치 실험으로 간주하기도 한다. 정당 정치를 전면 교체하는 것까지는 아니더라도 SNS와 모바일 혁명을 통해 직접 민주제의 요소를 한층 강화하는 새로운 정치 패러다임의 단초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 '정당 정치' 강조… 안정감 제고

안철수 후보는 일문일답에서 "민주주의 체제에서 정당 정치의 중요성은 책에서 언급했듯이 중요하다. 그렇지만 문제는 (정당이) 국민의 기대에 부흥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민이) 제게 보낸 기대도 그 이유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정치 불신의 원인을 '돈 정치·측근 정치'로 대표되는 현 '정당들'의 구태로 규정해 현재 정치 권력을 분점하고 있는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을 싸잡아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간접 민주제의 근간인 '정당 정치'의 중요성을 강조해 급격한 제도적 변혁을 시도하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출마 선언문에서 밝힌 "문제를 풀어야 할 정치가 문제를 만들고 있다", "국민의 삶을 외면하고 국민을 분열시키고 국민을 무시하고 서로 싸우기만 하는 정치에 실망하고 절망했다"라는 문구 또한 같은 맥락에서 현 정당들의 문제점을 강조하는데 방점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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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역할에 대한 현실 인식

또 하나 주목할 만한 점은 정치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국회의 중요성을 정확히 인식했다는 점이다. 흔히 국회에서 여야가 각종 현안을 놓고 대립할 때마다 이를 백안시하기 일쑤다. 하지만 국회는 사회 구성원들의 대립되는 이해 관계를 조정하는 곳이다. 오히려 시끄럽지 않으면 이상하다는 얘기다. 국회가 조용한 곳은 독재 국가 밖에 없다.

그런데도 상당수 전직 대통령들이 시끌벅적한 국회를 다독이고 설득해 해결책을 모색하기보다 이를 구태 정치로 몰거나 이른바 '여의도 정치'라는 이름으로 낙인 찍어 피하고 멀리했다. 결과는 국정 수행 차질로 나타났다. 3권 분립이 명확한 우리나라에서 국회의 도움 없이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안철수 후보는 일문일답에서 "헌법에도 보면 국민이 먼저 나오고 그 다음이 국회이고 그 다음이 대통령"이라며 "민의를 받들어 제대로 문제를 해결하는 첨단에 국회가 있으며, 대통령은 국회가 입법한 것을 실현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기성 정치인은 물론 정치 신인이 간과하기 쉬운 대목을 잡아낸 셈이다.

◈ 여전히 모호한 '정책 구상'

안철수 후보의 책과 출마 선언 내용을 통해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각종 문제에 대한 나름의 답을 제시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원론적인 수준에 가깝다는 평이다. 책이나 출마선언이라는 지면과 시간의 한계 때문일 수도 있으나 어쨌든 지금까지 안 후보가 내놓은 해법만 갖고는 복잡한 현실 문제를 풀기에는 역부족이다.

구체적 정책 제시가 없다고 지적할 때면 정치 신인에 대한 괜한 트집잡기 아니냐는 식의 반응도 없지 않지만 정책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듣기 좋은 소리는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정치가 한정된 자원을 배분하고 이익 충돌을 조정하는 것이고 보면 그 실행 방법은 정책 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

또한 정책을 입안하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인적, 물적 자원이 투입된다는 점에서 정치인으로서의 능력, 즉 그를 뒷받침해줄 수 있는 조직의 역량을 가늠해볼 수 있는 척도가 되기도 한다.

비슷한 맥락에서 김상조 한성대 교수의 평가도 비슷한 이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 中에서)

예를 들어 보면, 금산분리 문제에서 (안철수 후보는) 재벌이 은행을 지배해선 안 된다라고 말했는데 여기까지는 정답이다. 하지만 보다 복잡한 현실 문제인 재벌의 제2금융권 금융계열사 지배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할 것인가 구체적으로 생각을 말하지 않았다. 이건 정답이 없는 문제다. 앞으로 안 후보는 정답 없는 문제에 더욱 자주 봉착할 것이다.

안철수 후보의 성공 여부는 재벌의 저항과 관료들의 (정보) 왜곡 극복하고 일관된 정책 시행할 준비 돼 있느냐에 달려 있다. 이를 위해서는 대통령 개인의지 만이 아니라 국정 철학 공유하는 참모 조직, 이를 뒷받침해주는 정당 조직을 갖고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 '대선 후보 안철수'에 대한 검증

안철수 후보는 일문일답에서 "지금까지 몇 번 직업을 바꿨지만, 도중에 그만둔 적은 한 번도 없다"며 "일단 여기에서 정치인으로 거듭나기로 한 이상, 선거결과와 관계없이 열심히 이 분야에서 일해서 조금이라도 나라 발전을 위해 긍정적인 도움이 되고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선 후보 안철수에 대한 일단을 보여준 대목이다. 하지만 여전히 정치인 안철수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다. 의사, IT기업 CEO로서의 안철수는 알려져 있지만 국가를 책임져야할 정치인 안철수가 어떤 식의 돌파력이나 상황 판단 능력을 갖고 있는지는 아는 바가 없다. 정치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손호철 서강대 교수의 지적도 이 지점에 방점을 두고 있다.

▶ 손호철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안철수 후보의 경우 제1의 가장 중요한 내용은 우선 검증이라고 생각한다. 그 검증은 단순히 의례적인 비리 문제나 여자 문제 같은 게 아니라, 대통령으로서 엄청난 위기의 순간과 그런 것이 올 때 얼마 만큼 냉철한 판단을 할 수 있느냐이다. 앞으로 다양하게 부딪칠 일들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 이것을 견뎌내는 인격적 혹은 여러 판단력 등에 대한 검증을 거쳐내는 것이 중요하다.

정책적인 컨텐츠도 중요하다. 결국 대강 안철수의 생각을 통해서 자기의 큰 생각은 국민들에게 전달이 되었지만 다양한 각론에 있어서 앞으로 굉장히 검증받아야 될 내용들이 많기 때문에 그 내용들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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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말 '대선 성적표' 향배는?

안철수 후보의 대선 출마 성적표는 지금까지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통해 가늠해볼 수 있다. 일부 여론조사에서 부동의 1위였던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오차 범위 혹은 오차 범위 밖에서 앞서는 것을 보면 'CEO 안철수'에서 '대선후보 안철수'로 연착륙에 성공한 듯하다.

하지만 중요한 건 대선 성적표다. '대선은 51:49의 싸움'이라는 말이 있듯이, 대선 때 지지율 판세는 언제 어떻게 뒤바뀔지 모른다. 다른 건 몰라도 우리 정치가 결코 다른 나라에 뒤지지 않는 부분이 바로 역동성이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무소속 안철수 후보를 비롯한 많은 대선 후보들의 연말 성적표를 예단하기 힘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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