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24일 역사인식 논란에 대해 공식 사과하면서 향후 대선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박 후보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긴급 기자회견에서 "5ㆍ16과 유신, 인혁당 등은 헌법 가치가 훼손되고 대한민국의 정치 발전을 지연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로 인해 상처와 피해를 입은 분들과 가족들에게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국민대통합위원회를 설치해 과거사를 비롯한 국민의 아픔과 고통을 치유하도록 노력하겠다"며 과거사 문제를 포괄적으로 다룰 기구 설치 계획도 밝혔다.
박 후보에게 있어 과거사 문제는 대선 가도의 최대 걸림돌로 작용해 온 게 사실이다.
40%를 웃돌던 공고한 지지율은 지난 10일 `인혁당 두 개의 판결' 발언 논란을 시작으로 제동이 걸리기 시작한 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의 `컨벤션효과'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출마선언 효과'까지 겹치면서 급기야 각종 여론조사 양자 가상대결에서 두 사람에게 역전을 허용했다.
특히 KBS-미디어리서치의 21∼22일 여론조사(1천명ㆍ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양자대결에선 박 후보(41.2%)가 안 후보(49.9%)에게 오차범위를 벗어나 8.7%포인트 뒤졌다.
다자구도 역시 박 후보가 여전히 1위를 달리고 있긴 하지만 지지율 격차는 크게 좁혀져 일부 여론조사의 경우 박 후보와 안 후보 간 오차범위내 접전양상을 보였다.
이 같은 상황 변화에 위기감을 느낀 참모들은 박 후보 본인이 과거사 문제를 조속히 정리하고 이에 걸맞은 과감한 대통합행보를 보여줘야 역사문제에 민감한 유권자층을 끌어안을 수 있다고 조언해 왔다.
측근들은 특히 민심이 흩어지고 모이는 이번 추석 연휴(9ㆍ29∼10ㆍ1)가 대선판의 초반 판세를 가른다고 보고 여러 채널을 통해 `추석전 정리'를 전방위로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후보의 이날 `과거사 사과'에 대해 여당은 물론이고 야당도 일단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박 후보 측근 및 새누리당 인사들은 "대선후보로서 과거 역사의 잘못된 부분을 인정하고, 어두운 부분과 그 피해자들에 대해 진솔하게 사과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민주통합당 정성호 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박 후보가 유신과 5ㆍ16에 대해 헌법가치를 훼손하고 정치발전을 지연시키는 결과를 낳았다고 인정한 점에 대해 상당히 전향적이고, 나아가 당시 피해자들에게 나름대로 사과한 것은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정 대변인은 다만 "박 후보는 유신과 5ㆍ16 등 그 시절은 과거고 자신은 미래라고 하는데, 5ㆍ16과 유신은 현재까지 이어지는 현재진행형 사건"이라면서 역사 바로세우기를 위한 진정성 있는 후속 조치를 촉구했다.
물론 야권 내부에선 박 후보의 기자회견에 대해 최근의 지지율 하락세를 만회해 보려는 선거공학적 접근이라는 비판도 없지 않은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관심은 여론의 향배다. 추석 밥상머리의 여론이 어떻게 형성되느냐가 향후 판세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여론조사 기관인 리얼미터의 이택수 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박 후보가 자신의 아킬레스건인 과거사에 대해 다시 한번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아버지와 딸로서의 감성적인 측면도 언급했다"면서 "이탈했던 소극적 지지층 일부가 돌아오면서 지지율 회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기자회견은 지지율이 더 이상 하락하지 않고 다시 반등할 수 있는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국민대통합위원회를 설치한다고 했는데 위원장 인선이 중요하다"면서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세 주자간) 접전 양상인데 지금부터 치열한 싸움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