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선에서 물론 모든 지역의 민심이 관심사이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관심이 쏠리는 곳을 꼽는다면 부산·울산·경남, 이른바 PK 지역과 호남 지역을 꼽을 수 있을 것입니다.
◆ "PK-호남 민심을 잡아라"
PK 지역은 과거 전통적으로 현 여당 성향을 보여왔으나, 이번 대선의 야당 후보들인 문재인, 안철수 후보가 모두 이 지역 출신인데다, 부산저축은행 사태와 신공항 건설 논란 등을 거치며 현 정부에 대한 이 지역의 불만이 높아지면서 야당 지지 성향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4.11 총선에서 부산 울산의 경우 야당 지지표가 40%가 넘게 나왔습니다.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각각 부산의 두 명문고인 경남고와 부산고 출신이다보니, 동문들을 중심으로 지역사회가 들썩이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나아가 여당 강세 지역인 영남이 TK(대구·경북)와 PK로 갈라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 PK 민심이 이번 대선에서 중요한 이유입니다.
반면 호남은 역대 선거에서 야당의 절대 강세 지역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이번 선거에서 주목을 받는 것은 안철수 후보의 등장에 따른 야권 단일화 때문입니다. 특히, 호남에서는 대북 송금 특검과 참여정부 시절 호남 인사 홀대론 등으로 참여정부, 즉 친노 진영에 대한 시선이 곱지만은 않습니다.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 당시 문재인 후보 캠프에서는 "호남이 제일 관건이다" "대선 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안철수 후보와의 후보 단일화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호남 민심을 잡아야 한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왔습니다. 2002년 대선 경선에서 노무현 바람을 일으켰듯이 야당의 중요 고비마다 호남의 민심은 전략적 선택을 했고, 그것은 곧 야권 진영 전체에 큰 반향을 불러왔습니다. 문재인 후보가 경선 당시 호남을 자주 찾았던 것도, 안철수 후보가 출마 선언 직전 광주 5.18 민주묘지를 찾았던 것도 이런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습니다.
◆ PK 박근혜 '건재'
SBS가 TNS코리아에 의뢰해 9월 19일과 20일 이틀에 걸쳐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안철수 후보의 대선 출마 선언 직후 여론의 변화를 살피기 위해서였습니다. 유선전화와 휴대전화 조사를 병행했고 전화 응답률은 13.6%, 허용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입니다.
먼저, 대선 후보 선호도 조사, 즉 후보 다자간 대결에서는 박근혜 후보 35.6%, 안철수 후보 28.5%, 문재인 후보 18.4%로 조사됐습니다. 이를 지역별로 보면,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박근혜 후보의 지지율은 48.1%, 안철수 21.1%, 문재인 11.6%였습니다. 안철수 후보와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을 합하더라도(32.7%) 박근혜 후보의 지지율에 못 미칩니다.
이 지역에서 박근혜 후보의 건재함은 양자 대결에서도 드러났습니다. 박근혜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가상 맞대결에서 부산·울산·경남 지역 응답자들은 박근혜 57.2%, 안철수 32.3%를 선택했습니다.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의 대결에서는 박근혜 62.9%, 문재인 27.8%로 격차가 더 벌어졌습니다.
◆ 호남 문재인-안철수 '팽팽'
광주·전남·전북 지역에서는 안철수 후보와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이 40.2%와 39.1%로 팽팽하게 조사됐습니다. 박근혜 후보의 지지율은 5.4%였습니다.
박근혜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호남 지역 양자 대결에서는 8.6% 대 77.7%,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의 맞대결에서는 10.4% 대 79.0%로 나타났습니다. 안철수 후보와 문재인 후보 중 누가 야권 후보로 나오더라도 절대적인 지지를 하겠다는 의사가 표출된 셈입니다. 현재까지만 보면 안철수, 문재인 후보 모두 호남 민심 잡기에 어느정도 성공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야권 단일화에 대한 호남 민심은 어떨까요?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를 한다면 두 명 중 누가 더 야권 단일 후보로 적합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호남 응답자는 문재인 49.9%, 안철수 43.7%를 택했습니다. 문 후보가 더 높게 나오긴 했지만 오차범위 안(6.2%p)에 있습니다. 참고로 전국 조사 결과는 문재인 45.8%, 안철수 39.4%였습니다.
호남 응답자의 65.5%는 안철수 후보가 신당을 만들거나 독자세력화한 채 단일화하는 것(29.7%)보다 민주통합당에 입당하거나 입당을 전제로 단일화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안철수 후보의 향후 행보와 관련해, 전국 조사에서는 '문재인 후보와 단일화해야 한다' 48.3%, '단일화 없이 끝까지 완주해야 한다' 34.9%로 조사됐지만, 호남 지역 조사에서는 '문재인 후보와 단일화해야 한다'가 69.3%로, '단일화 없이 끝까지 완주해야 한다'는 응답 22.8%보다 훨씬 많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