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새누리당 국민행복특위 위원장이 최근 재벌을 비판하는 내용의 책을 애독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그가 '경제민주화'를 앞세운 새누리당의 대선공약 마련을 사실상 진두지휘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최근 사석에서 자신이 흥미롭게 읽은 책으로 `이정구'를 꼽았다.
경제관료 출신으로 국무총리 국무조정실장과 한국거래소 초대 이사장을 지낸 이영탁 세계미래포럼(WEF) 이사장이 쓴 소설이다.
`이정구'는 최대 재벌인 삼현그룹 총수 이정구를 주인공으로 한 소설로, 소설 속에서 삼현그룹은 편법 증여, 경영권 3대 세습 등으로 여론의 지탄을 받는 당대 최고의 재벌그룹으로 나오고 있다.
이정구(李鄭具)라는 이름은 삼성그룹의 이씨, 현대그룹의 정씨, LG그룹의 구씨 등 국내 3대 기업 오너의 성(姓)을 따서 만든 것이다.
시민들이 더이상 이런 막강한 기업권력이 부당하게 세습되고 유지되도록 하지 않기 위해 거센 저항을 하고, 결국 이종구는 자식들에게 상속을 포기한 채 스스로 재벌을 해체하고 모든 재산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것이 소설의 줄거리다.
김 위원장은 이 소설을 언급하면서 "양극화를 해결하지 못하면 과거 촛불시위와 같은 것이 일어나게 되고 결국 휘청거리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다른 자리에서도 "이렇게 심각한 양극화가 계속된다면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와 같은 시위가 강남의 삼성 본관 앞에서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느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이 재벌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한 `이정구'를 애독했다는 것은 향후 국민행복특위내 경제민주화 분과에서 강도높은 재벌 개혁을 진행할 것임을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말 새누리당 비대위에 참석한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재벌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그는 지난달 24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재벌 개혁과 관련, "재벌이나 대기업이 대한민국을 지배하는 것처럼 국민이 느끼지 않는가"라며 "대기업의 횡포를 방지하고 탐욕을 억제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런 측면에서 당내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이 내놓은 재벌총수 집행유예 차단, 일감몰아주기 금지, 신규 순환출자 금지를 각각 담은 1∼3호 법안은 물론 현재 입법을 추진 중인 `산업자본에 대한 금융회사의 의결권 행사 제한' 등도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