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하반기 채용규모를 줄이는 등 덩치 줄이기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불황의 그늘이 짙게 드리웠기 때문이다.
유럽발 재정위기로 주식거래가 급감하고 각종 수수료 인하로 수익이 줄어 적자 회사가 적지 않다.
증권사들은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직원을 늘리기는커녕 기존 직원을 내보내거나 점포를 줄이는 대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 증권업계 거래 급감에 `고사 위기'
증권사들이 인력채용 규모를 최소화하는 등 몸집 줄이기에 나선 것은 주식시장 침체로 업계가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계속된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주식 거래가 메말라 증권사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에서 영업 중인 62개 증권사의 4~6월 순이익은 2천163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72.7% 급감했다.
주식거래 대금이 크게 줄면서 증권사들의 수수료 수입이 크게 감소한 탓이다.
올해 4~6월 주식 거래대금은 386조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2.5% 줄었다.
증권사 수수료 수익은 작년보다 37.2%(5천390억원) 감소했다.
주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같은 기간에 주식관련 손실도 3천747억원 늘었다.
이에 따라 증권사 62곳 중 21곳이 적자였고 흑자 기업도 작년보다 순익이 크게 줄었다.
개별 재무제표 기준으로 집계한 잠정 결산에서 유진투자증권이 가장 많은 651억원의 적자를 냈다.
리딩투자증권의 적자는 167억원으로 나타났다.
SK증권, 한화투자증권, 한화증권, 교보증권, 바클레이즈증권, 맥쿼리증권, 한맥투자증권 등의 적자도 30억원 이상이었다.
하반기 전망도 밝지 않다.
유럽발 위기가 지속하고 있고 미국과 중국 등 전 세계적인 경기 둔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주식시장으로 `개미'들이 다시 몰려오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결국 주식거래에서 비롯되는 수익은 하반기에도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주식 거래량은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유가증권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4조930억원으로 올해 최저 거래대금을 기록한 6월(4조706억원)과 큰 차이가 없었다.
일평균 거래대금은 2월 7조원에 육박했으나 점차 줄어들어 4조원 아래로 떨어질 위기에 처했다.
동양증권 원재웅 연구원은 "증권사들의 실적이 개선되려면 결국 개인투자자들이 늘어나서 거래대금이 증가해야 하는데 워낙 증시가 불확실해 지금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 올해 들어 6개월새 직원 800여명 감축
증권사들은 하반기 채용계획을 수립하지 못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기존 인력을 줄이고 지점을 통ㆍ폐합하는 등 구조조정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국내 62개 증권사의 임직원은 4만3천586명으로 작년 말(4만4천404명)보다 818명 줄었다.
6개월 동안 800명이 넘는 증권사 직원들이 직장을 떠나야 했다.
증권사 구조조정의 1순위는 계약직 등 고용 조건이 불안한 인력이다.
증권사 계약직 직원은 작년 말 8천166명에서 올해 6월 말 7천879명으로 3.5%(287명) 줄었다.
이 기간 정규직원은 313명 줄었지만 감소율은 0.9%였다.
반면, 경영이사는 176명을 그대로 유지됐고 비등기 임원은 697명에서 760명으로 오히려 늘었다.
동양증권이 작년 말 3천명에서 올해 6월 말 2천857명으로 직원 수가 143명 줄었고 미래에셋증권은 2천234명에서 2천103명으로 131명 감소했다.
증권사들은 비용 감소 등을 고려해 이미 작년 하반기부터 채용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미래에셋증권은 작년 상반기에 46명을 뽑았다가 하반기에는 14명으로 줄였고 올해 상반기에는 아예 대졸 공채를 하지 않았다.
대신증권은 올해 상반기 공채인원이 52명으로 작년 상반기(102명)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증권사들은 비용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인다는 차원에서 점포 통ㆍ폐합에도 적극적이다.
올해 6월 말 현재 증권사의 국내외 본부ㆍ지점은 3천877곳으로 정점에 있던 작년 6월 말(3천984곳)보다 107곳 줄었다.
이 기간 본부부서가 50개 감소했고 국내지점은 55개가 없어졌다.
해외지점과 사무서도 각각 4개, 3개 각각 줄고 대신 해외현지법인이 4개 늘었다.
증권사들의 지점 감축은 불황에 따른 구조조정 여파도 있지만 스마트폰 보급 등으로 지점의 역할이 점차 사라지는 시장 환경 변화도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투자자가 점포에 직접 들려 상담을 받는 경우는 많이 줄었다"며 "지점은 좀더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형태로 통ㆍ폐합하는 것은 업계의 분위기"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