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나 버클리(여)는 지난 5월 아프가니스탄에 파견된 아들 그레고리(21) 상병이 3개월 뒤 하와이 해병기지로 귀환할 것이라는 소식을 접했을 때만 해도 이제 전쟁이 끝났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레고리 상병은 지난 10일 근무지인 아프가니스탄 헬만드주의 부대 내에서 자신이 훈련시키던 아프간 보안군 소속 병사가 쏜 총에 동료 미군 2명과 함께 희생됐다.
하와이 복귀를 20일쯤 앞둔 시점이었다.
그레고리는 아프간전에서 1천990번째로 숨진 미군으로 기록됐고 10명이 더 사망해 2천명을 채우는데는 일주일 밖에 걸리지 않았다.
뉴욕타임스(NYT)는 22일(현지시간) 미국 국방부의 기록을 자체 분석한 결과 2001년 10월 개전 이래 11년째 이어지는 아프간전의 희생자가 2천명에 도달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하면서 최근 2년여 동안 사망한 미군 1천명의 이름과 사진, 고향 등을 4개면을 할애해 실었다.
사망자 수가 1천명을 넘어서는데는 9년이 걸렸지만 이후 27개월만에 1천명이 더 사망해 2천명에 이르렀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010년 이른바 `증강(sulge) 전략'의 일환으로 미군 3만3천명을 아프간에 추가로 파견키로 결정한 이후 현지에서 전투가 더욱 격화됐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타임스 분석에 따르면 이 기간 사망자는 25%가 백인이고 90%는 정규군 병사들이다.
또 50%가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간 남부의 칸다하르나 헬만드주에서 변을 당했으며 사망 당시의 평균 연령은 26세였다.
사망자의 전체적인 숫자는 육군이 많았지만 사망률은 해병이 2배 높았다.
전쟁이 정점으로 치달았던 2010년 말 해병 1천명 가운데 2명이 희생됐다.
증강전략 도입 이후 탈레반의 공격에서 가장 심한 타격을 입은 부대 5곳 중 3곳이 해병 기지였다.
계절로는 전투가 집중적으로 벌어지는 여름철에 가장 많은 희생자가 나왔다.
2010년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간 미군 143명이 죽었다.
사망과 부상의 원인은 급조폭발물(IED)이 압도적으로 많았고 소형 화기가 뒤를 이었다.
올해 들어서는 '내부자 공격'이라는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그레고리 상병이 당한 것처럼 아프간 병사와 경찰의 미군 공격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미군은 최근 2주 동안 내부자 공격으로 최소 9명이 숨졌다.
올해 들어 지금까지 다국적군 소속 39명이 역시 내부자 공격에 희생됐는데 이들도 대부분 미국 국적이었다.
이 같은 내부자 공격의 가파른 증가세는 오바마 대통령이 남은 미군의 철군 시한으로 제시한 2014년까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치안권을 아프간군에 정상적으로 이양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를 더하고 있다.
타임스는 미국 역사상 가장 긴 전쟁으로 여겨지는 아프간전의 미군 사망자가 8년 만에 전쟁이 끝난 이라크에서의 사망자(4천480명)와 비교하면 절반도 안되고 지난해는 전투에서의 사망자(247명)보다 자살한 미군(278명)이 더 많았지만, 이런 것들이 유가족에게는 어떠한 위로도 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전쟁이 끝나가는 시점에서 파견 근무의 종료를 앞두고 그것도 아군으로 추정되는 사람에 의해 아들을 잃은 버클리 여사 같은 사람에게는 고통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
브클리 여사는 "미군은 그곳(아프간)에 가지 말았어야 했다. 전쟁은 끝나야 한다. 더는 안된다"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