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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서른넷 6대 독자의 황당한 '불임' 의료사고…책임은?

- 1심 판결은 "병원이 위자료 지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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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살 이 아무개 씨. 6대 독자의 불임 의료사고. 대단히 '한국적'인 뉴스입니다. ‘대를 잇는다’는 개념이 없는 나라에서는 얘깃거리가 안 됩니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불임이 됐다는 것은 큰 일이고, 당사자가 6대 독자라는 것은, 적어도 한국에서는 더 큰 일입니다. 지금이 어느 세상인데 독자 타령이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환자 입장에서는 충분히 타령할 만한 사유입니다. 그의 집에서는 족보 책이 나왔습니다. 그의 가문에 뼈대이며 자존심입니다. 그는 한 가문의 17대 손이었고, 누군가의 아들의 아들의 아들의 아들의 아들인 것입니다.

이 소송의 사건번호는 2009로 시작하고, 1심 판결은 2012년 8월 16일에 났습니다. 환자가 이겼습니다. 서울대병원이 환자에게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판결에 3년 걸렸습니다. 긴 시간입니다. 변호사는 진료기록을 감정 받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했습니다. 진료기록 감정은, 전문가인 제3자가 논란에 휩싸인 진료기록을 객관적으로 분석해 판사에게 판결 근거로 제공하는 절차입니다. 전문가는 당연히 제3의 의사입니다. 변호사는 "의사 간의 인맥 네트워크가 워낙 촘촘해, 어느 누구도 선뜻 감정해주지 않으려고 했다, 그래서 3년이나 걸렸다"고 했습니다. 막판에 중앙대병원이 나서줬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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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에 제출된 진료기록 감정 내용의 핵심은, 환자에게 쓴 항암제는 ‘불임’이라는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대한약사회 의약품 정보에 따르면 항암제 ‘시타라빈’은 일반적 주의사항으로, “생식 가능 연령의 환자에게 투여할 때는 성선에 대한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고 돼 있습니다. ‘성선’은 정자와 난자를 만드는 기관이나 조직을 뜻한다고 합니다. 또 항암제가 생식기관에 손상을 준 경우에는, 그 손상이 영구적으로 지속될 수도 있다고, 진료기록을 감정한 중앙대병원은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부작용을 환자에게 미리 설명해주지 않았다는 게 법원 판단이었습니다.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는 2,500만 원. 적은 금액이라고 느꼈습니다. 6대 독자가 아니어도, 불임에 대한 위자료가 2,500만 원이라, 글쎄요. 짜게 느껴집니다. 환자에게 묻는다면 당연히 2억5천만 원을 주고라도, 아기를 갖고 싶다고 할 텐데요. 대를 잇기 위해서가 아니라, 아기는 현금으로 구입할 수 없는, 눈물 나게 사랑스러운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법원은 그러나 노동력의 상실만 돈으로 계산해줄 뿐, 아기 사랑의 상실은 현금화해주지 않습니다. 2,500만 원은 단순히 불임 통보로 인해 그.당.시. 그가 받은 정신적 피해를 환산한 것일 뿐입니다. 전해 듣기로는, 법원도 판결문에 ‘6대 독자’를 언급하지만 않았을 뿐, 그 특수성을 감안해 위자료를 책정했다고 합니다.

서울대병원은 방송 전,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습니다. 민감하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인터뷰가 싫으면, 보도할 때 실수하지 않도록, 배경 설명이라도 해달라 부탁했지만, 그것도 거절당했습니다. 이런 경우 방송이 나간 뒤에 항의가 들어오면 황당합니다. 통화한 병원 관계자에게 반드시 위에 보고해달라고, 나중에 딴소리 나오지 않게 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렇다고 1심 판결문 기사에 반론을 담지 않을 수도 없고, 소송 상대방인 환자 측을 통해 서울대병원의 반론을 담았습니다. 병원 주장의 핵심은, 환자에게 쓴 항암제와 무정자증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것입니다. 의학계에는 둘이 관련 있다는 보고가 아직 없다는 얘기입니다. 의학 교과서를 인용해 이런 주장을 내세웠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병원은 항소를 검토하고 있고, 불임에 대한 책임 공방은 계속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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