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선 전선(戰線)이 외교정책으로 확장되고 있다.
공세는 공화당의 밋 롬니 후보가 먼저 폈다.
'경제전문가' 이미지가 워낙 강해 외교쪽으로는 그동안 말을 아껴왔던 그여서 다소 의외로 보인다.
이 때문에 미 정치권에서는 외교정책을 둘러싼 이번 신경전에서 누가 손해를 볼 지는 나중에 계산을 해봐야할 것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롬니는 24일 해외참전퇴역군인 전국회의에 참석해 오바마 대통령의 유화적인 외교정책을 맹비난했다.
그는 "여러분이 지구상에서 미국이 가장 강한 국가이길 원치 않는다면 나는 여러분의 대통령이 될 수 없다"며 자신이 미국의 대통령이 될 경우 힘을 바탕으로 한 대외 강경 노선을 걷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대표적으로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의 철수와 러시아에 대한 유화정책을 비판했다.
또 미국의 핵심맹방인 이스라엘과의 관계가 느슨해졌다고 꼬집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5일(현지시간) 이번 연설에 대해 롬니 특유의 '미국 민족주의' 색채가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적이나 경쟁상대를 향해서는 보다 공세적으로, 동맹국과는 보다 일관된 관계를 추구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보수층 유권자를 견인하려는 롬니의 의도는 25일부터 시작된 해외 순방일정을 봐도 알 수 있다.
영국과 이스라엘, 폴란드 등 미국의 맹방국을 찾아 집권 이후의 외교정책 청사진을 밝힐 예정이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이후 한번도 찾지 않은 이스라엘에서 롬니가 과연 어떤 발언을 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롬니가 외교분야에서 선제공격을 날린 것이 과연 효과가 있을 지는 불분명하다.
오히려 지나치게 보수적이고 강경한 외교정책을 부각시킬 경우 역효과가 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미국 유권자들이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는 조지 W.부시 정부 시절의 네오콘이 연상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공화당의 대표적인 외교 베테랑들은 대선을 100여일 앞둔 현재까지도 롬니에 대한 지지선언을 유보하고 있는 실정이다.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의 경우 롬니가 중국 정책에서 지나치게 공격적인 발언을 한 것을 놓고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또 브렌트 스코크로프트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롬니의 중동정책이 지나치게 이스라엘 편향이라는 시각을 갖고 있다.
지난 2008년 대선 때 민주당의 오바마 후보를 지지했던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은 롬니에 대해 우호적인 발언을 간혹 하기도 하지만 확고한 지지발언은 하지 않고 있다.
오바마 진영도 롬니의 약점을 파고들고 있다.
외교 정책에 문외한이 구체적 비전을 제시하지 않고 '말로만' 공격하고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