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레어(59) 영국 전 총리가 정치권의 금융권 규제 강화 움직임과 관련 금융권을 두둔하고 나섰다.
최근 노동당 고문으로 복귀해 정치 활동을 재개한 블레어 전 총리는 금융 위기에 대한 대중의 분노는 오해에서 비롯됐으며, 은행 경영진에 대한 일방적인 매도는 문제 해결책이 아니라고 주장했다고 24일(현지시간) 일간지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블레어 전 총리는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바클레이즈 은행의 금리조작 파문으로 불거진 금융권 규제 강화론에 대해 "은행인 20명 정도를 엄단하면 사회가 좋아질 것이라는 생각은 잘못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거대 은행들이 글로벌 금융위기의 주범으로 공격받는 상황에 대해 자유경제의 시장 질서가 무너질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금융권에 대한 규제 강화 움직임에 대해서는 "시장에 대한 정부의 간섭을 최소화한 대처 총리 이후 정부의 노력을 뒤집는 것"이라며 반대의 뜻을 밝혔다.
그는 "현재의 금융 및 경제 위기가 지난 30년간의 규제 완화 때문이라고는 볼 수 없다"며 "은행 경영진에 대한 보복과 민간 영역에 대한 규제 강화는 바람직한 해결책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블레어 전 총리의 이 같은 발언은 정치 후배인 에드 밀리밴드 노동당 당수의 좌파 정책에 대한 공개적인 반론으로도 풀이됐다.
밀리밴드 당수는 경제위기 속에 불거진 금리조작 스캔들과 관련 엄격한 책임자 처벌과 강도 높은 규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블레어 전 총리는 규제를 대신할 해법으로 금융권 등 기업과 부유층의 사회적 의무를 강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금융시스템과 부를 적대시할 것이 아니라 사회적 책임을 강화함으로써 사회의 기본적 가치를 회복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블레어 전 총리의 이 같은 발언은 의도가 순수하지 않다는 비판 여론에 휘말렸다.
총리 퇴임 후 거대은행의 고문으로 활동하면서 막대한 수입을 올린 전력이 시비를 불렀다.
그는 지난 2007년 퇴임 이후 미국 투자은행인 JP모건과 스위스 금융회사, 외국 정부 등의 자문역으로 활동하면서 연 2천만 파운드(약 350억원)대의 부를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블레어 전 총리는 이에 앞서 스카이 뉴스 프로그램에 출연해 "금융위기는 금융 및 은행 부문이 지난 20~30년간 전혀 새로운 (시장) 메커니즘에 의해 움직인 결과"라고 주장했다.
(런던=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