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야권의 대선 후보로 분류되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19일 대선 출마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안 원장이 이날 발간된 저서 `안철수의 생각'에서 밝힌 대선 출마에 대한 입장은 여전히 `고민중'이다.
그는 자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국민의 갑갑함을 풀어주지 못하는 정치현실에 대한 실망과 `구체제'를 극복하고 `미래가치'를 갈구하는 민심이 저에 대한 기대로 모아진 것"이라고 해석했다.
고민의 지점은 두 곳이다. 자신이 정치를 할 경우 국민적 기대와 열망에 어긋나지 않게 잘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확신이 서야 하고, 지지자의 뜻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저에 대한 지지는 적극적 지지와 소극적 지지 등 여러 가지가 섞여 있다고 본다"며 "시민들의 열망을 무시할 수도 없지만 이를 온전히 정치하라는 뜻으로 착각해도 곤란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안 원장은 출마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하기 위해 다양한 의견수렴 과정을 거치겠다고 밝혔다. 이 책은 이에 앞서 각종 분야의 현안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정리한 일종의 `발제문'같은 의미를 지닌다.
그는 "제가 생각을 밝혔는데 기대와는 다르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진다면 저는 자격이 없는 것이고, 제 생각에 동의하는 분들이 많아진다면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겠지요"라고 말했다.
안 원장 측 유민영 대변인은 "적당한 시기에 기자간담회를 먼저 개최할 예정"이라며 "출간을 계기로 앞으로 좀더 적극적으로 생각을 알리고 이야기를 들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의견수렴 방법에 대해 "책 내용을 토대로 사람들과 얼굴을 맞댈 수도 있고 여러 방법이 있지 않겠느냐"며 "구체적인 방법은 좀더 생각을 해봐야겠다"고 설명했다.
정치권은 안 원장의 이 같은 언급이 사실상 대선 출마 의사를 밝히고 본격적인 행보에 나설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민주통합당의 한 관계자는 "안 원장은 대선 출마에 대한 광범위한 국민적 염원을 받고 있다"며 "안 원장이 국민의 의견을 묻겠다는 것은 결국 출마라는 결과를 염두에 둔 것 아니겠느냐"고 관측했다.
시기적으로 안 원장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떨어지는 시점에 책이 나왔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민주당의 대선 경선 구도가 잡히면서 일부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상임고문이 안 원장을 앞서는 결과까지 나왔다. 민주당의 경선이 시작되면 안 원장의 지지율은 더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분석실장은 "안 원장 지지율은 언론 노출빈도와 상관관계를 갖는 특성이 있다"며 "안 원장이 출마를 고려한다면 대외행보에 나설 필요성이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안 원장과 가까운 한 인사는 "안 원장의 말을 정치적 문법으로 해석하면 틀릴 수 있다"며 "고민중이라는 안 원장의 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원장이 최종 결심을 굳히는 과정에서 여론의 추이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민심을 확인할 여러 수단이 있겠지만 결국 중요한 지표는 여론조사 아니겠느냐"며 "책 출간을 계기로 안 원장이 활발한 행보에 나서고 그 결과 지지율이 올라가면 출마를 공식 선언하는 일정표로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