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들이 납품업체와 계약할 때, 이른바 '백지 계약서'를 강요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자기들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계약내용을 숨기려는 겁니다. 이런 꼼수를 부리던 대형 업체들이 적발됐습니다.
장선이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한 대형 백화점과 중소업체의 납품 계약서입니다.
판매수수료 수준과 판촉행사, 판촉사원 숫자를 적는 란은 모두 비어있습니다.
반면에 해외 명품 브랜드와의 계약서는 빈 칸 없이 꼼꼼히 기재돼 있습니다.
힘없는 국내 중소납품업체와의 거래에서만 이른바 백지 계약서를 받아온 겁니다.
[중소납품업체 관계자 : 어차피 우리가 '을'입장이다 보니까. 그쪽에선 빨리 계약을 진행해야 하고. 그것을 맞춰 주다 보니까 그렇게 하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공정위가 롯데와 신세계, 현대 등 백화점 3곳,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곳을 조사한 결과, 모두 국내 중소납품업체와 계약할 때 불완전 계약서를 작성해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심지어, 언제든지 납품 계약을 바꿀 수 있도록 납품 업체들로부터 아예 명판과 직인이 찍힌 백지 계약서를 미리 받아두거나 사후 계약서를 작성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공정위는 대형 유통업체들이 불완전 계약서를 작성하지 못하도록 개선을 요구하고, 위법행위에 대해서는 추가 조사를 벌이기로 했습니다.
(영상취재 : 주 범, 영상편집 : 김종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