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위기의 대형마트 탈출구는 어디에

매출 위축속 공정위 압박…지자체와 영업재개 싸움


구글에서 SBS뉴스 즐겨찾기 추가
대표 이미지 영역 - SBS 뉴스

유통팀 = 대형마트가 사면초가의 상황에 놓였다.

불경기 매출 위축 속에서 정치권과 지방자치단체들은 영업규제의 고삐를 죄고 있고 물가 당국은 협력업체와의 부당 거래 감시에 서슬 퍼런 칼날을 들이대고 있다.

1993년 이마트를 시작으로 출범한 이래 급성장세를 걸어왔던 대형마트가 올들어 여러 가지 외부 변수 속에서 처음으로 분기 매출도 역신장했다.

◇공정위 '강압' 조사 = 지난 16일 오전 롯데마트 본사인 성수점 사무실에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반 16명이 예고없이 들이닥쳤다.

이들은 바이어들과 협력업체와의 매입·매출 등 거래 내역이 담긴 서류와 컴퓨터 기록을 거침없이 가져갔다.

사무실 직원들은 전화도 걸지 못하게 하는 등 꼼짝도 못하게 했다.

개인 컴퓨터의 이메일과 자료를 여과 없이 열람하는 등 검찰의 압수수색처럼 진행된 조사를 롯데마트 직원들은 물끄러미 바라만 봐야 했다.

홈플러스와 이마트에 이어 '다음은 우리다'라며 차례를 기다리던 롯데마트도 공정위가 갑작스럽게 닥치자 당황스러운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공정위는 앞서 지난 2일 이마트 성수동 본사에서도 유사한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는 범행 현장을 급습한 듯 신속하게 이뤄졌다.

광고
광고 영역

이마트를 상대로 한 조사는 17일 현재 추가로 진행되고 있다.

앞서 홈플러스는 지난 5월 한차례 홍역을 앓았다.

협력업체에 대한 형식적인 판매수수료 인하, 판촉행사 비용 과다 전가 등에 관한 공정위의 조사에 대형마트들은 '위반이 있으면 과징금을 물겠다'며 당연히 응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현장 조사가 강압적 또는 고압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냐는 불만도 불거지고 있다.

일부 대형마트 직원들은 조사받는 과정에서 업무와 무관한 개인 정보 등 사생활이 노출되는 데 대한 불쾌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또 공정위 조사반이 주머니에 있는 USB를 꺼내는가 하면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까지 확인하자 서로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고 현장 조사를 받은 한 직원은 전했다.

한 대형마트의 바이어들은 공정위 조사반을 피하려고 사무실밖에 피신(?)했다가 '호출'에 돌아오는 촌극까지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 곳곳서 영업제한 마찰 = 서울행정법원은 지난달 22일 롯데쇼핑, 이마트 등이 지방자치단체 조례로 정한 처분이 부당하다며 서울 강동·송파구를 상대로 낸 영업시간제한 등 처분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

법원은 조례 제정 절차의 위법성을 이유로 내세워 대형마트의 손을 들어줬다.

강동·송파구의 대형마트들은 판결 이후 첫 일요일인 같은달 24일부터 영업을 개시했다.

홈플러스 강동점의 일요일 매출은 5억원 안팎으로 평일의 배에 육박한다.

법원의 이러한 판결에 고무된 대형마트들은 전국 지자체를 상대로 소송을 이어가고 있지만 지자체도 조례 제정을 추진하면서 맞서고 있다.

청주지법 행정부는 16일 대형마트 7곳이 영업규제 처분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며 청주시를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 사건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청주시의회는 17일 임시회를 열어 관련 조례 개정안을 처리할 예정이고 청주시도 이 개정조례를 19일 공포한 뒤 바로 다음날 행정처분을 다시 내릴 계획이다.

이러면 법원 결정이 무의미해진다.

청주는 대형마트·기업형슈퍼마켓(SSM)과 지자체간 싸움의 진원지 격인 도시다.

같은 충청권의 충주·청원을 포함해 인천, 구리 등 지자체들이 조례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골목상권살리기소비자연맹 등 단체들은 의무휴업 준수와 카드 수수료 체계 개선 등을 요구하며 국내 최대의 유통기업인 롯데그룹을 포함해 이마트와 홈플러스 제품의 불매운동에 나서는 등 자영업자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사상 첫 매출 역신장..하반기 전망도 불투명 = 대형마트는 1993년 11월 이마트 창동점 출범을 시작으로 1998년 롯데마트, 1999년 홈플러스가 생겨나면서 '3사'가 유통의 새로운 기조를 형성했다.

1996년 우루과이라운드 협상 타결로 국내 유통시장이 개방되면서 세계 최대인 미국의 월마트, 네덜란드의 까르푸 등이 국내에 진출했으나 10년을 넘기지 못하고 물러갔다.

광고
광고 영역

토종 대형마트의 원조격인 이마트는 매년 두자릿수 성장을 이어오다 리먼사태의 영향을 받은 2008년 4.5%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 한자릿수 성장으로 떨어졌다.

2010∼2011년 9.5% 안팎의 매출 신장률을 올리면서 다시 상승하는 듯 했으나 올해 전망은 극히 불투명하다.

이마트는 2분기 매출이 3.8%, 롯데마트는 1.9% 각각 감소했다.

홈플러스는 1분기 3.4% 신장하면서 선방했으나 2분기에 5.5%가 역신장, 상반기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대형마트들은 올해 상황이 리먼사태나 외환위기 등 어느 때보다 좋지 않다는 점을 절감하고 있다.

따라서 하반기 상황이 더욱 악화하면 이들 '3사'의 연간 매출도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신장률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롯데마트는 회원제 할인제인 빅마켓을 지난달 오픈해 코스트코와의 경쟁하면서 새로운 활로를 개척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또 롯데쇼핑이 하이마트를 인수함으로써 가전 양판업체와의 합체에 따른 시너지 효과도 노리고 있다.

이마트도 NS홈쇼핑이 운영하는 SSM인 'NS마트'를 인수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가 하면 프리미엄 슈퍼마켓 사업도 확장하는 등 대형마트들의 탈출구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대형마트의 한 관계자는 17일 "여기저기서 때리면 우리는 그저 맞을 뿐"이라면서도 "하지만 유통업계의 상생을 조율해야 할 당국이 급조 형식의 일방적인 규제책만 내놓을 게 아니라 조율을 해야 하지 않느냐"고 항변했다.

그는 "재래시장이나 소상공인이 어려운 것은 '파이를 대형마트가 가져갔기 때문이 아니라 인터넷몰 등 무점포 업체가 급성장한 탓"이라면서 확장세가 무서운 편의점은 규제하지 않는 것은 형평에도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광고 영역
광고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광고
광고
광고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