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일반 약국에서는 위장약 '잔탁'을 한 알에 35센트에 팔지만 의사들이 직접 조제하면 가격이 3.25달러로 거의 10배나 치솟는다.
시중 약국에서는 60센트인 근육 이완제 소마' 역시 의사가 조제하면 3.33달러로 올라간다.
이처럼 의사의 직접 조제로 인한 의료비의 불필요한 중가액이 연간 무려 수억달러에 달하며, 이 부담은 고스란히 국민과 보험회사, 고용주에게 돌아온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의사의 직접 조제는 중개회사와 전담 유통업체 등 3자의 협업체계를 기반으로 한다.
중개회사는 의사가 의약품을 직접 판매할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시스템을 설치해 주고, 유통업체는 이들 의사에게 공급할 의약품을 새롭게 포장한다.
의사는 중개업체에 약값을 청구하며, 중개업체는 보험사에서 약값을 전액 지급받아 70% 정도를 의사에게 준다.
환자 입장에서는 처방전을 들고 약국으로 가는 것 보다는 의사가 직접 조제해 주는 것이 편하다.
하지만 이를 통해 의사들은 매년 수십만 달러의 부당이득을 챙길 수 있다.
물론 여기서 남는 이익은 중개업체, 유통업자와 나눠 갖게 된다.
이 분야가 돈이 되는 사업으로 알려지면서 사모펀드 업체들이 중개업체에 투자를 하기도 한다.
NYT는 이런 불합리한 유통 관행은 근로자보상보험 관련 규정에 특정 의약품 가격의 뻥튀기가 가능하도록 돼있는 일부 지역에서 횡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캘리포니아와 오클라호마 주정부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의료비에 놀라 이런 관행에 제동을 걸었다.
하지만 플로리다와 메릴랜드, 하와이 등에서는 손 안대고 코를 풀 수 있는 이런 기막힌 관행을 계속 유지하려고 정치권을 상대로 한 치열한 로비가 전개되고 있다.
최근 플로리다의 중개업체인 아토매이티드 헬스케어 솔루션스(AHS)는 이 지역 최고의 로비스트를 고용, 의사가 가격을 청구할 수 있는 의약품 목록을 변경하려는 주의회의 시도를 다시 한번 무산시켰다.
사모펀드 애브리 파트너스가 지분을 보유한 이 회사는 일반인에게 거의 알려져 있지 않은데도 정치권에 무려 330만달러가 넘는 거액을 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의사의 직접조제 금지 법안을 제출했던 앨런 헤이스 주의원은 "이들이 청구하는 약값은 현행법상으로는 합법적이지만 지극히 비윤리적"이라고 비판했다.
타임스는 의악품을 직접 조제하는 의사가 전국적으로 몇 명이나 되는지는 알 수 없지만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는 의료비의 상당 부분은 관련 규정의 맹점을 악용한 이런 왜곡된 관행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뉴욕=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