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스즈키 노부유키(鈴木信行·47)라는 일본인이 일본군위안부 소녀상에 `말뚝 소동'을 벌인 후 한국에서 이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으나 일본의 일부 한일관계 전문가들은 이번 소동에 대한 과대해석을 경계했다.
일본 우익단체는 아예 "스즈키는 우익이라고도 볼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게이오대 종합정책학부 이홍천 교수는 11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스즈키나 재특회(재일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 모임)의 돌출 행동, 반한류 시위는 한국이나 재일조선인을 공격함으로써 일본 내에서 관심을 끌려는 행동이다"라며 "한국에서 이를 역사 문제와 관련짓는 것은 과대해석일 뿐만 아니라 일본을 잘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일본 경제가 성장할 때만 해도 분배를 통해 이들의 불만을 억제할 수 있었지만 경제불황으로 그런 기능이 약해지자 온갖 불만이 분출하고 있다"며 "일본에는 한류 등 한국 문화에 관심을 두는 이들이 늘어나는 한편 이같은 세력도 있다는 걸 한국이 냉정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 언론인도 비슷한 지적을 했다.
교도통신의 사토 다이스케(佐藤大介) 전 서울특파원은 "과거에는 일본인들의 관심이 북방영토(쿠릴 4개섬) 문제에 집중됐는데 요즘에는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나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명칭)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며 "이는 일본의 빈부 격차가 확대되는 와중에 사회의 마이너리티(소수 약자)들이 과거 자신들보다도 아래라고 생각했던 한국과 중국의 부상에 대해 잠재적인 공격성을 드러내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 언론이 이같은 소동을 지나치게 확대 재생산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시즈오카현립대 국제관계학부 고하리 스스무(小針進) 교수는 "일본 미디어는 이런 문제를 거의 다루지 않는데, 한국 언론은 연일 집중적으로 보도하고 있다"며 "말뚝 소동 같은 악의적인 행동이나 트럭을 몰고 일본 대사관으로 돌진하는 범죄행위를 한국 미디어가 톱뉴스처럼 보도하는 건 도대체 누구에게 이익이 되는건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실제로 일본 미디어는 일련의 소동을 거의 보도하지 않거나 사실 관계를 전하는데 그쳤다.
이와 관련해 일본 민영방송 외신부(국제부)의 한 데스크급 기자는 "스즈키의 행위를 일일이 크게 보도하면 결과적으로 특정 단체나 개인을 선전해주는 결과가 된다"며 "한일 정부의 판단이나 행동이라면 몰라도 일개인의 행동을 확대하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게이오대 이 교수도 "한국 언론의 과잉 반응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한국에 호감을 느끼는 일본인들을 위축시키고, 결과적으로 국익을 해친다는 점을 의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우익단체 관계자는 "스즈키는 정확한 의미에서 우익이라고 할 수도 없다"고 비판했다.
일본의 대표적인 우익단체인 잇수이카이(一水會)의 기무라 미쓰히로(木村三浩·55) 대표는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일본 우익은 대동아전쟁(태평양전쟁에 대한 일본 우익의 표현)에서 같이 싸운 위안부를 '매춘부'라고 모욕하지 않는다"며 "지난 8일 한 모임에서 후배인 스즈키를 만났을 때 이 점을 지적하고 주의를 줬다"고 전했다.
기무라 대표는 또 "정대협이 위안부 소녀상을 억지로 세운 것 자체가 이같은 모욕 행동을 유발한 측면도 있는 것 아니냐"고도 말했다.
한편 개인 홈페이지 등에 따르면 스즈키 노부유키는 '유신정당·신풍'이라는 정치단체 대표를 자처하면서 2007년 7월 참의원(상원) 선거에 출마했다가 떨어졌고, 자신의 홈페이지 등에서 "차기 참의원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공언하며 말뚝을 3천엔(4만3천원)에 팔고 있다.
(도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