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재정위기 해결에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받았던 지난달 말 유럽연합(EU) 정상회의의 합의 사항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후속 조치를 논의하기 위해 다음 주에 열릴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무장관 회의의 전망도 낙관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U 정상들은 지난달 말 통합 은행 감독기구를 설립하고 영구적인 구제기금인 유로화안정기구(ESM)가 역내 은행을 직접 지원할 수 있도록 합의했다.
ESM의 은행 직접 지원 방안은 정부 보증이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은행 지원에 따른 정부의 부채 증가가 해당 정부의 국채를 보유한 은행의 건전성 악화 등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막을 수 있는 조치로 여겨졌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현지시간) ESM의 은행 직접 지원에도 정부의 보증이 필요할 수 있다고 EU의 한 고위 관계자가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 고위 관계자는 "ESM이 할 수 있는 일을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면서 "ESM이 은행에 대한 직접 지원을 통해 은행 지분을 확보할 수 있지만 정부의 보증이 있어야 한다"고 WSJ에 말했다.
그는 "ESM의 은행 지원에 대한 정부 보증이 정부의 직접적인 부채 부담은 아니지만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지난 6일 이런 사실이 시장에 알려지자 스페인의 10년 만기 국채의 금리는 6.97%로 종전의 최고 수준 가까이 올라갔고 5.65%까지 떨어졌던 이탈리아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다시 6%를 넘었다.
이 고위 관계자는 또 ESM의 은행 직접 지원의 전제 조건인 유로존의 통합 은행 감독기구 설립도 정상회의에서 합의된 시기보다 훨씬 늦은 2013년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EU 정상들은 올해 말까지 통합 은행감독기구를 만들기로 의견을 모았다.
통합 은행 감독기구 설립이 미뤄지면 스페인에 대한 구제금융도 ESM이 아니라 한시적인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을 통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이 고위 관계자는 밝혔다.
EFSF의 지원을 받으려면 회원국들의 만장일치가 필요하다.
WSJ는 이 고위 관계자의 발언으로 EU 정상회의 이후 조성됐던 희망이 소멸할 것으로 보이며 오는 9일 열리는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에 대한 기대도 사라지고 있다고 전했다.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EU 정상회의 합의 사항을 구체화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뉴욕=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