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 일간지 기자가 '지방정부 고위간부가 가난한 공산당원들을 위문하는 자리에 한 갑에 2만 7000원짜리 고가담배가 등장했다'는 기사를 쓴 뒤 정직 처분을 받자 중국 누리꾼 사이에 논란이 일고 있다.
3일 중경신보(重慶晨報) 등에 따르면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에서 발행되는 신문에 몸담고 있는 A 기자는 최근 산시성내 모 현(縣)에서 최고위직인 현 공산당위원회 서기가 가난한 당원들을 위문하는 현장에 행사 성격과 어울리지 않는 한 상자(열갑)에 1500위안(27만 원)이나 하는 담배가 있었다는 기사를 보도했다.
며칠 뒤 A 기자는 정직 처분을 받았고 자신의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이번 보도와 관련해 독자의 제보를 받은 뒤 전화 취재만 하고 당사자 전부를 취재하지 못했다"는 일종의 '사과문'까지 올렸다.
이 소식이 다른 매체들을 통해 전해지면서 중국의 누리꾼들은 정직 처분에 부당한 외압이 개입한 게 아니냐며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한 누리꾼은 "언론의 가장 큰 임무는 감시인데 이런 보도로 기자가 정직당하는 것을 옳지 않다"면서 "누구의 담배였든지 현장에 있었으면 현위 서기가 피웠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누리꾼은 "기자가 진실을 말하지 못하면 기자가 아니다"면서 A 기자를 옹호했다.
중국의 신문출판과 저작권 관리를 담당하는 국무원 직속기관인 신문출판총서 관계자는 웨이보를 통해 "이번 보도는 부당하지 않으며 지방에서 권력을 남용하고 있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중국에서는 한갑에 몇 만원씩 하는 접대용 고가담배가 부정·부패의 상징으로 여겨지면서 고가담배 소비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2008년에는 난징(南京)시의 한 고위 공무원이 이번 사건과 같은 종류의 담배를 피운다는 폭로 기사가 보도된 뒤 당국이 조사에 착수, 해당 공무원의 뇌물수수 혐의를 밝혀내 형사처벌하기도 했다.
(선양=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