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칭다오(靑島) 소재 한국 스포츠용품업체인 신신체육용품유한공사와 현지 주민 간의 공장 봉쇄 다툼이 맞소송 전으로 비화했다.
25일 주중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신신체육용품이 칭다오시 중급 인민법원에 해당 지역 촌 정부인 중한서취(中韓社區) 주민위원회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낸 데 맞서 이번에는 중한서취 측이 칭다오시 라오산구 법원에 역소송을 냈다.
신신체육용품은 중한서취를 중심으로 해당 지역 주민이 공장 정문을 막고 차량 진출입을 통제하며 전기, 수도 공급까지 끊는 바람에 생산이 중단돼 그와 관련한 손해배상을 해달라고 소송을 냈다.
중한서취 측은 밀린 임대료 990만 위안을 내라는 게 소송의 골자다.
양측 갈등은 1991년으로 거슬러 간다.
당시 외국 기업 투자유치에 열을 올리던 촌 정부는 신신체육용품과 50년 임대차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중국의 급속한 경제발전으로 땅값이 상승하고 중앙정부가 1999년 부동산 임대차 관련법에 최장 임대기간을 20년으로 제한하자 중한서취 측이 신신체육용품에 재계약을 요구해왔다.
해당 부지가 마을이 공동으로 소유한 '집체토지'로 임대료를 촌민들이 나눠 가지기 때문에 촌민 모두가 임대료 인상을 바라던 터였다.
촌 정부는 그러면서 수년 전 일방적으로 임대료 500% 인상과 2년 단위 임대계약 등을 제시했다.
신신체육용품이 당연히 수용할 수 없다고 맞섰다.
그러자 촌 정부는 인상된 임대료를 내지 않았다는 이유로 계약 해지를 수차례 통보했다고 밝혔다.
그런 반면 신신체육용품은 50년 기한의 임대차 계약에 대한 존중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공방이 오가면서 해당 지역 주민은 실력행사에 나서 지난 15일부터 공장을 전면 봉쇄하고 있다.
현재 칭다오의 신신체육용품 공장은 '완전정지' 됐다.
주중 한국대사관과 칭다오 총영사관이 나서 공안부와 상무부 등의 중앙정부 기관은 물론 현지 칭다오시와 라오산구 정부를 상대로 우선 공장 봉쇄 조치를 풀도록 요청하고 있으나 사실상 진전이 없는 상태이다.
특히 올 초 광둥(廣東)성 우칸(烏坎)촌 서기가 집체토지를 개발업자에게 헐값에 팔았다가 우칸촌민의 반발로 처벌된 것을 계기로 중국 내에서 권리의식이 높아졌고 중국 당국이 제18차 당 대회를 앞두고 민심이반을 우려하는 탓에 신신체육용품 공장 봉쇄 사태가 쉽게 풀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 상무부와 공안부, 칭다오시 정부 측은 신신체육용품과 중한서취 측이 서로 민사소송을 낸 것을 계기로 민간의 다툼으로 규정하고 정부의 개입을 꺼리는 쪽으로 정리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이번 신신체육용품 공장봉쇄 사건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중국에서 50년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고도 법적인 보호를 받지 못하는 대표적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베이징=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