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각국이 파라과이의 대통령 탄핵 정국을 일제히 비판하고 나섰다.
브라질 외교부는 23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페르난도 루고 파라과이 전 대통령에 대한 의회의 탄핵을 강력하게 비난하면서 "루고 전 대통령 탄핵은 파라과이 민주주의를 위태롭게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외교부는 루고 전 대통령에게 충분한 해명 기회를 주지 않은 채 불과 30여 시간 만에 탄핵이 이루어진 데 대해 의문을 표시하면서 "상황 파악을 위해 파라과이 수도 아순시온 주재 브라질 대사에게 귀국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어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및 남미국가연합 회원국들과 파라과이 사태에 관해 협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르코수르는 오는 28~29일 아르헨티나 멘도사에서 정상회의를 개최한다. 메르코수르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우루과이 등이 정회원국이고 볼리비아, 에콰도르, 칠레, 콜롬비아, 페루, 베네수엘라는 준회원국이다. 가이아나와 수리남은 옵서버로 참여하고 있다. 남미대륙 12개국이 직·간접적으로 모두 참여하는 셈이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은 파라과이를 메르코수르에서 제명할 수 있다는 뜻까지 밝힌 상태다.
아르헨티나 외교부는 "루고 전 대통령이 탄핵을 당한 것은 민주주의 질서를 파괴한 것"이라면서 파라과이와의 외교관계 단절을 선언하고 파라과이 수도 아순시온 주재 자국 대사를 철수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볼리비아와 에콰도르, 베네수엘라 등은 이미 파라과이의 새 정부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칠레와 콜롬비아와 우루과이도 새 정부 출범 과정의 정당성을 문제 삼았다.
미주기구(OAS)의 호세 미겔 인술사 사무총장은 "국제사회는 루고 전 대통령을 사퇴시킨 절차를 존중하지 않는다"고 말해 파라과이 새 정부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파라과이에서는 지난 15일 수도 아순시온에서 북서쪽으로 250㎞ 떨어진 쿠루과티 지역에서 경찰과 빈농들 간의 충돌로 최소한 17명이 사망하고 80여 명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으로 내무장관과 경찰총수가 사퇴했으나 야권은 루고 대통령이 책임져야 할 문제라고 주장하며 탄핵을 전격 발의했다.
하원은 지난 21일 루고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76표, 반대 1표로 통과시켰다. 상원은 전날 표결에서 찬성 39표, 반대 4표로 탄핵안을 승인했다.
루고 전 대통령은 탄핵안 통과 즉시 대통령궁을 떠났으며, 프랑코 부통령이 대통령직을 승계했다.
(상파울루=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