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통계청이 내놓은 국내 영세 자영업의 실태 조사 결과는 가히 충격적입니다. 2010년말 현재 전국의 5인 미만 자영업체는 256만 개로 전체 사업체 335만 개의 76%에 이릅니다. 업체 종사자도 454만 명으로 전체의 4분의 1을 차지합니다. 하지만 매출액을 보면 270조 원으로 전체의 6.3% 불과합니다. 76% vs 6.3%! 자영업체들이 얼마나 영세한지가 단적으로 나타나는 수치 비교가 아닐 수 없습니다.
올해 들어서만도 새로 자영업에 뛰어든 숫자는 37만 명에 이릅니다. 주로 은퇴한 베이비부머 세대인데 이 가운데 86%는 고용원이 한 명도 없는 영세한 1인 또는 가족 창업입니다. 대다수는 적은 자본으로 손쉽게 손댈 수 있는 음식-숙박업이나 도,소매업 같은 생계형 창업에 몰려 치열한 경쟁 속에 내몰릴 수 밖에 없습니다.
난립한 업체들이 과열 경쟁을 벌이다 보니 지난해 기준으로 17%는 창업 1년 안에 문을 닫고 47%는 3년을 못 버티고 폐업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실제로 제가 서을 황학동에 있는 식당용 주방기기 전문 상가를 찾아보니 백 개가 넘는 점포마다 폐업한 식당에서 헐값에 내놓은 각종 중고 주방기기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습니다.
경쟁을 뚫고 용케 살아남는다 해도 경영 실태를 보면 살아도 산 게 아니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입니다. 업체당 연간 평균 매출액은 1억 6백만 원인데 임차료와 직원 인건비 등의 비용을 빼고 나면 영업 이익은 2천7백만 원 남짓에 불과합니다. 여기엔 업주나 가족의 인건비까지 포함됐으니 사실상 남는 게 없는 셈입니다.
더욱이 이들 자영업자 가운데 28%는 한 달 내내 쉬지 않고 일하고, 이들을 포함해 82%가 일주일에 쉬는 시간이 하루 이내인 걸로 조사됐으니 자영업은 말 그대로 고생은 고생대로 하면서 적은 수입에, 폐업의 두려움까지 안고 있는 고달픈 길이란 말이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노후자금도 충분치 않고 달리 괜찮은 일자리를 찾지도 못해 생계형 자영업에 내몰릴 수 밖에 없는 대다수 서민층은 어떻게 해야 실패를 막을 수 있을까요? 전문가들은 우선 주 고객층이 뚜렷하고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틈새 업종을 선택하라고 조언합니다. 7년 전 이불 빨래 사업에 뛰어들어 탄탄한 기반을 갖춘 심준섭씨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심씨는 주부들이 평소 이불빨래를 힘겨워하는 점에 착안해 이불 빨래만을 전문적으로 취급해 이제는 가맹점까지 모집할 정도로 성공가도를 걷고 있습니다. 심씨는 세탁기계도 직접 만들고 전문적인 세탁기술도 익히는 노력을 기울였고 초기엔 실패 위험을 고려해 점포 없이 일을 시작했습니다.
딱히 전문 기술이 없는 경우엔 프랜차이즈 창업이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프랜차이즈는 실패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창업 비용이 많이 들고 이익이 생각보다 적은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가맹본부를 선택할 때는 정보공개서와 가맹점을 위한 안전장치, 공정위의 표준 약관 등을 미리 확인하고, 업종 선택에서 사업계획, 상권 분석까지 중소기업청 산하 소상공인진흥원이나 창업 컨설팅업체들의 도움을 받는 편이 안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