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20국(G20)이 스페인으로 본격 전이된 유로 위기 타개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정상회담을 시작했으나 서로 '네 탓'이라며 기 싸움을 계속해 돌파구 마련 전망이 밝지 않다.
백악관의 데이비드 플루프 선임 고문은 이와 관련해 지난 17일(이하 현지시간) 방송 회견에서 이미 돌파구 마련이 힘들 것이라면서 오는 28-29일의 유럽연합(EU) 정상회담이 "실질적인 해결의 장"이라고 못박았다.
로이터는 18일 멕시코 로스 카보스에서 개막된 정상회담의 전야 만찬 때부터 치열한 기 싸움이 재개됐다고 보도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위기 타개를 위해 재정과 은행 부문 개혁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유럽중앙은행(ECB)과 유로존 강국들이 더 움직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독일을 겨냥한 발언임이 물론이다.
18일의 G20 비즈니스 정상회동에 참석한 기예모 오르티스 멕시코 전 중앙은행장도 "ECB가 개입하면 유로 위기를 거의 즉각적으로 잠재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ECB가 그간 "많은 것을 했다"면서 그러나 "더 움직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 문제"라고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19일 자 칼럼에서 그리스가 재선거를 통해 '올바른 방향을 선택했다'면서 이제는 '독일이 움직일 때'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여전히 꿈적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르켈은 정상회담 전야 회동에서 G20 참석국들이 "각자의 숙제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G20 일각에서 위기를 계기로 보호주의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것이 "세계 경제 성장을 저해하는 매우 끔찍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dpa는 이 발언이 중남미 등의 보호주의 움직임을 경고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18일 펠리페 칼데론 멕시코 대통령을 만난 후 기자들에게 "우리가 모두 세계 금융 시스템 안정을 위해 어떤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할지를 논의할 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호주의 배격과 성장 촉진 및 고용 확대를 위해 책임 있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악관의 제이 카니 대변인은 오바마가 이날 메르켈과 별도 회동하고 나서 기자들에게 "G20 채널을 포함해 두 지도자가 더 밀접하게 협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카니는 "두 지도자가 금융 안정과 유럽의 결속을 증진시키기 위한 중요한 조치들을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로이터는 그러나 메르켈이 절충점을 찾는 것이 여의치 않다는 점을 거듭 시사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메르켈의 입에서 "그리스의 약속 이행을 기대한다"는 발언이 되풀이된 점을 상기시켰다.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장은 더 '격하게' 발언했다.
그는 전야 회동에서 "(유로) 위기의 시발은 북미"라면서 미국의 비우량 대출 주요 모기지 사태가 2008년의 금융 위기를 촉발시킨 점을 상기시켰다.
바호주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정치 체제까지 시비했다.
그는 "G20 참여국 모두가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다"라면서 "우리(유로존을 의미)는 민주주의를 유지하기 때문에 때로는 문제 해결에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말해 훈계를 들으려고 G20에 온 것이 아니다"라고 원색적으로 표현했다.
로이터는 이런 상황에서 정상회담 의장인 칼데론이 회담의 긍정적 측면을 부각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전했다.
칼데론은 지난 17일 이번 G20 회동에서 국제통화기금(IMF)의 위기관리 재원을 최소한 4천300억 달러 확대하는 것을 매듭짓는 것이 "최우선 목표"라고 밝혔다.
G20은 지난 4월의 워싱턴 재무장관-중앙은행장 회동에서 이런 내용에 원칙 합의했다.
로이터는 그러나 미국과 캐나다는 IMF 기금 확대에 동참하지 않고 있으며 브라질, 중국 및 러시아 등도 아직 '말만 앞세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흥대국 그룹인 '브릭스'는 로스 카보스에서 별도 회동해 IMF 내 영향력 확대를 조건으로 하는 추가 출연 원칙을 재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dpa는 G20 정상회담 선언 초안을 입수해 보도했다.
초안은 "G20이 결속 강화와 유로존 안정을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동원할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또 "유럽의 결속 강화를 위한 추가 노력을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정작 핵심인 '누가 총대를 멜 것인지'는 여전히 기 싸움의 한복판에 있음이 현실이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