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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지표…연준 '액션 조건' 충족한다

고용 악화에 생산·소비 부진 등 경제난은 심화
물가안정에 인플레 우려도 없어…부양 전제조건 충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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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발표되는 미국의 각종 경제지표는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경기 진작을 위해 모종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당위성과 결국 취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을 점점 높여주고 있다.

11월 대통령선거 최대 이슈이자 연준이 가장 신경 쓰는 부문인 고용이 지지부진한데다 소비와 판매, 공장 주문 등에서도 활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기 때문.

게다가 유동성 확대에 따른 후폭풍으로 우려되는 인플레이션 압력은 거의 없다시피한 상황이다.

유가 등 에너지 비용이 큰 폭으로 내려가면서 소비자·생산자·수입물가가 안정되다 못해 마이너스(-) 현상까지 보이고 있다.

쉽게 말해 이들 통계나 수치를 보면 연준이 경기 부양을 위한 전제조건으로 제시하는 요건에 정확하게 맞아떨어지는 셈이다.

연준은 오는 19~2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동에서 시중 유동성을 확대하기 위한 3차 양적완화(QE3) 시행,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연장 여부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 경기·고용은 '빈사'…물가는 안정 = 미국 노동부가 14일(현지시간) 발표한 바에 따르면 고용 지표의 하나인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가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되레 증가해 시장에 충격을 줬다.

지난주(4~9일) 실업수당 청구는 계절조정 수치로 38만 6천건을 기록해 전주의 수정치인 38만 건보다 6천건 늘었다.

큰 폭으로 늘어난 건 아니지만, 37만 5천건으로 떨어질 것이라던 시장 전문가들의 예측은 완전히 빗나간 셈이다.

계절적 불규칙 요인을 제거해 변동성이 덜 심한 지수인 4주 평균 실업수당 신청자는 38만 2천명으로, 4월 마지막주(37만 8천500명) 이래 6주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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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회복과 사업 환경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기업들이 불필요한 인력을 정리하는 반면 추가 고용은 꺼린다는 것이다.

그나마 꾸준하게 떨어지던 월 실업률이 5월 8.2%로 다시 올라가고 신규 고용도 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발표 직후인 지난주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반짝 감소하면서 일었던 노동시장 개선에 대한 기대감은 이날 발표로 다시 사그라졌다.

다른 경제지표를 봐도 경제는 좀체 나아질 기미가 없다.

상품이 잘 팔리지 않고, 그러다 보니 주문·재고 자체를 꺼리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미국의 소매판매는 1월 0.6%, 2월 1.1%, 3월 0.7%로 꾸물꾸물 살아나는 듯하다가 4월과 5월 연이어 0.2% 감소하면서 뒷걸음질을 쳤다.

제조업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공장주문 실적도 뚝 떨어졌다.

4월 공장 주문도 전달보다 0.6% 줄었다.

0.2% 상승을 점쳤던 시장 전문가들의 예측을 완전히 벗어난 것이고, 전달 2.1%나 급감한 데 이어 2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걸은 것이다.

공장 주문이 두 달 내리 줄어든 것은 2009년 1~2월 이후 3년2개월 만에 처음.

그나마 미국 경제 회복을 견인하던 자동차, 기계, 컴퓨터 등을 포함한 모든 부문의 수요가 미끄러지면서 공장 주문도 급격히 위축됐다.

◇ 추가 조치 조건 부합..'액션' 취할까 = 대내외 악조건이 겹쳐 시장 전망 자체가 불투명하지만, 물가는 안정되다 못해 떨어지기까지 한다.

올해 들어 1월 0.2%, 2월 0.4%, 3월 0.3%로 3개월 연속 조금씩이나마 상승세를 타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4월 0%를 기록하더니 5월 급기야 마이너스(-)로 돌아서 0.3% 하락했다.

금융 위기가 시작됐던 2008년 10월 이래 최대 낙폭이다.

휘발유 값이 전달보다 6.8%나 내려앉은 덕이다.

생산자 물가지수(PPI)도 4월 0.2% 떨어졌고 5월엔 1%나 가파르게 하락했다.

수입 물가도 같은 요인에 따라 5월 0.5% 내려앉아 2010년 6월 이후 2년 만에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이처럼 물가상승 압력이 떨어지면서 연준의 운신의 폭은 넓어졌다.

유동성 확대로 인플레이션이 가중되는 것이 연준의 가장 큰 고심 거리다.

연준은 수차례 물가상승률이 적정 수준 이하로 유지되고, 경제가 계속 바닥을 헤매 시중 유동성을 확대할 필요가 있으면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분위기는 무르익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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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버냉키 연준 의장은 최근 의회에서 "필요하면 움직일 준비가 돼 있다"는 원칙적 발언만 되풀이하면서 시장에 거의 '힌트'를 주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이 움직일 시기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분석이다.

토론토 BMO캐피탈마켓의 샐 구아티에리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물가상승률이 연준의 2% 목표에 들어맞을 공산이 커 더 유연한 부양 정책을 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게다가 버냉키 의장이 가장 큰 전제로 생각하는 고용 상황도 '악화일로'에 '전망 부재'라는 점에서 연준이 행동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재닛 옐런 연준 부의장과 상당수의 FOMC 위원도 최근 부양책 필요성을 잇따라 시사했다.

시장 전문가들의 절반가량은 이달 FOMC에서 연준이 단기채를 장기채로 교환해주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프로그램의 연장을 통해 장기 금리를 낮춤으로써 경기 부양을 시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이보다 확률은 낫지만 3차 양적완화 등 특단의 조치를 통해 처방 효과를 극대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일부 제기되고 있다.

반면, 연준이 고용지표 등 시장 상황을 더 지켜볼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버냉키 의장은 유로 위기의 심각함을 얘기하면서도 미국이 기존 완화 정책 덕에 앞으로 몇 분기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해 조만간 추가 부양책이 없을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오크브룩 인베스트먼트의 투자 책임자 피터 잔코브스키스는 "연준이 확실히 추가 조치의 여지를 열어놓고 있지만, 지금은 그걸 동원할 때가 아님을 내비친 것"이라고 평가했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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