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최근 역대 만리장성의 총 길이가 옛 고구려와 발해의 영역인 지린성과 헤이룽장성을 포함해 총 2만1천196.18㎞라고 발표한 것에 대해 남북이 공동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종수 단국대 교수는 12일 동북아역사재단이 개최한 중국의 '장성(長城)' 총길이 발표 관련 전문가 간담회에서 발제문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이 교수는 "중국에서는 전통적으로 만리장성을 서쪽의 간쑤성 자위관에서 시작해 동쪽의 허베이성 산해관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인식했다"면서 "하지만 2006년 국무원 명의의 '장성 보호조례'를 제정한 이후 랴오닝성 고고학자를 중심으로 조사를 진행해 현재 만리장성의 동단을 북한 지역인 청천강 연안까지 표시하기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중국 학자들이 청대(淸代)의 유조변(柳條邊) 부근에서 연진한(燕秦漢) 시기의 유물이 발견된다거나, 군사방어시설인 '대(臺)'라고 명명된 촌명이 많다는 점 등은 만리장성의 근거가 되지 못한다고 밝혔다.
천연의 자연지형 장애물이 없어 군사방어의 필요성 때문에 장성이 축조돼야 할 법고현(法庫縣) 경내에 오히려 장성유적이 없다는 점도 중국 학자들의 주장이 단지 추론에 불과함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그동안 중국에서 이뤄진 장성 조사는 미리 설정된 노선에 자료를 끼워 맞추려는 의도를 명백히 보여준다"면서 "중국이 만리장성 동단을 북한의 청천강까지 확장하려는 작업이 어떠한 목적을 추구하는 것인지 분명해졌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중국의 역사도발을 저지하려면 남북한이 협력하여 연구를 진행해야 하며, 이를 위해 우리 국민의 호응과 관심이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남의현 강원대 교수는 "현재 중국이 만리장성의 동쪽 기점으로 아는 단둥 부근 호산의 산등성이를 따라 설치한 벽돌식 장성은 아무런 역사적 근거가 없다"면서 "지금 호화롭게 벽돌로 장식한 것은 1990년대 이후 근거 없이 신축한 현대판 장성"이라고 지적했다.
남 교수는 "역사적으로 볼 때 중국 명나라 시기의 강역 연구가 학술적으로 접근한 것처럼 보이지만 현재의 압록강과 두만강을 한반도의 경계로 삼으려는 것을 기본 목표로 삼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중국은 이를 통해 고구려와 발해 등 한국의 북방사는 물론이고 조선-명나라, 조선-청나라 사이에 놓여 있던 압록강과 두만강 대안 지역의 공한지 또는 국경완충지대를 명청(明淸)의 강역으로, 백두산정계비의 토문강을 두만강으로 만드는 왜곡된 주장을 합리화하는 근거로 삼으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남 교수는 "흑룡강이나 목단강 지역에 있는 성들의 흔적은 고구려나 발해, 혹은 금나라가 도시를 방어하려고 세운 것들이어서 이것을 만리장성의 범주에 넣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