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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한국경제 돌발변수 2題

이란발 고유가 & 유럽발 재정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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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분기에 당초 예상보다 선전한 것으로 평가돼 온 우리 경제가 최근 두 개의 메가톤급 돌발악재를 만나 휘청거리는 모습입니다. 이란산 원유 수입 차질이 빚어지면서 유가가 치솟을 거란 우려와 최근 그리스와 스페인에서 다시 불거진 유럽발 재정위기가 그것입니다.

이란산 원유 수입을 둘러싼 위기 상황은 이미 시작됐습니다. 유럽 보험사들이 오는 7월부터 이란산 원유 선적 유조선에 대해서는 보험 가입을 거부하겠다고 선언함에 따라 국내 정유사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는 국내 정유사는 SK이노베이션과 현대오일뱅크 두 곳인데 현대오일뱅크가 먼저 이란산 원유 선적을 사실상 중단했습니다. 현대측은 다음 달 공장 보수를 위해 원유 선적을 앞당겨 중단했다고 밝혔지만, 유럽연합의 이란 원유수출 제재를 염두에 둔 선제 조치라는 분석이 유력합니다. 이란에서 우리나라까지 원유 수송에 드는 기간이 대략 25일에서 한달 가량으로 볼 때 SK도 다음달부터는 이란산 원유를 선적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원유 수입량 가운데 이란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9.4%에 이릅니다. 정부와 정유업계가 대체 수입선을 찾느라 애를 쓰고 있지만 부족분을 온전히 메울 수 있을 지는 미지수입니다. 또 여타 산유국의 원유생산량이 한정된 상황에서 공급이 줄면 국제유가가 치솟을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상황입니다.

정부는 이란산 원유 수출이 중단되면 우리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가 하반기에 배럴당 평균 123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산유국들의 여유생산능력은 3백만 배럴에 불과한데 이란의 수출물량이 거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2백만 배럴이라 이 물량이 차질을 빚는다면 국제석유시장에 큰 충격을 가져올 거란 분석입니다. 국제유가가 평균 10달러 정도 오르면 국내 유가는 대략 리터당 85원 상승합니다.

기름값 인상은 물가상승과 소비위축으로 이어져 내수부진을 심화시키고, 기업들의 채산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란발 고유가 파고에 우리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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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그리스에 이어 스페인으로까지 번질 태세인 유럽발 재정위기는 아마도 그 파괴력에 있어 고유가 보다 더 큰 걱정거리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그리스가 다음달 17일 총선에서 다시 연정구성에 실패하고 끝내 유로존을 탈퇴하면 주변 유럽국가들의 뱅크런(대량인출사태)에 이어 글로벌 경기 둔화가 심화되고 최악의 경우 유로존이 붕괴될 가능성도 제기되는 등 벌써부터 리먼 사태 이상의 충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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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 개방경제의 특성상 대외 위기에 특히 취약한 우리나라도 이미 최근 그리스발 충격 여파로 금융시장이 크게 요동치는 등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갔습니다. 이에 따라 경제성장세가 상반기에 꺾였다가 하반기부터 본격 회복될 거라는 <上低下高>라는 기대 섞인 관측이 위태로와졌습니다. 지금 추세라면 하반기에도 성장세가 지지부진한 <上低下中>, 심지어 일년 내내 바닥을 면치 못하는 <上低下低>까지도 배제할 수 없게 됐습니다. 실제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지난달 매출은 1년 전에 비해 3% 안팎 떨어졌고, 수출도 증가세가 꺾여 지난 두 달 연속 감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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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 보니 KDI(한국개발연구원)이 최근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6%로 낮춘 데 이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도 어제 지난달 전망치 3.5%보다 0.2%p 낮은 3.3%로 하향 전망했습니다.

하반기 경기 회복에 대한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정부는 부랴부랴 정책 틀 조정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결국 기업 투자를 활성화하고 가계 소비를 늘리기 위한 방안들이 필요할 텐데 전가의 보도처럼 외쳐 온 '규제완화'도 사실 이제 이거다 싶게 내놓을 것도 마땅히 남아 있지 않은 데다 소비를 진작시킬 방안으로 거론되는 세금 인하도 재정건전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 아직은 고민만 거듭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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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주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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