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유통가가 M&A로 들썩거리고 있습니다. 국내 생활가전업계 1위인 웅진코웨이와 전자제품 양판점 1위 하이마트, 4위 전자랜드 등 대어들을 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입니다. 이 가운데 웅진코웨이는 지난주 인수의향서 접수를 마감했는데 롯데그룹와 GS리테일, 중국계 기업, 사모펀드 등이 예비실사 대상자를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고 그 중에 우선협상자를 정해 발표할 계획입니다.
유통가에서 좀 더 회자되고 있는 건 나머지 2곳입니다. 롯데와 신세계라는 유통 강자들의 싸움이 되지 않을까라는 관측에서인데요, 하이마트는 15일 인수의향서 접수를 마감할 예정입니다. 잠재 후보군으로 꼽혔던 홈플러스와 GS가 인수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롯데와 신세계가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전자랜드 또한 구체적인 매각 일정은 나오지는 않았지만 롯데 쇼핑과 신세계 이마트는 지난 8일 한국거래소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전자랜드 인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마트, 가전 양판점 왜 욕심낼까?
마트에도 가전제품 매장이 크게 자리를 잡고 있는데 왜 유통업체들이 가전양판점 사업에 군침을 흘리는 걸까요? 마트 관계자의 얘기를 들어보면, 마트의 가전제품 장사는 빛좋은 개살구라고 합니다. 가전제품은 가격이 높기 때문에 마트 매출에는 분명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마진은 거의 남지 않는 장사라고 합니다. 가전들은 업체들이 마트에 들어와서 장사를 하는게 아니라 마트가 사서 파는 직매입 형식으로 운영됩니다. 삼성이나 LG 제품을 사다가 판다는 것인데요, 하지만 이런 가전을 보관하는 창고가 따로 없고, 배달·설치도 가전 업체가 맡아서 합니다. 가격에 이런 비용들이 들어갈 수 밖에 없습니다.
또 아무리 마트 점포수가 많다고 해도 양판점에 비해 물량이 떨어지다보니 사오는 가격 자체도 양판점보다 높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하이마트, 전자랜드는 물론이고 삼성과 LG 가전 매장도 자신감을 가지고 마트 주변에 매장을 내고 있습니다. "마트 둘러보고 오세요. 여기가 더 쌀 겁니다"란 얘기를 할 수 있다는 거죠. 더군다나 양판점은 여러 부문의 가전이 있기 때문에 한 제품의 가격 할인을 더 해줘도 다른 쪽에서 매꿀 수 있는 여지가 있지만 마트는 할인을 하려 해도 가전부문 안에서 충당을 해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다고 합니다.
최근 마트를 비롯한 유통업계는 영업시간 제한 등 정부 규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가전 양판점 사업, 특히 브랜드 파워가 높은 업체를 인수한다면 가전쪽 유통망까지 장악하게 되고 마트와 백화점 등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삼성과 LG 등 공급자들한테 끌려왔는데, 대형 양판점을 인수한다면 거꾸로 큰 소리도 낼 수 있다는 겁니다.
당초 하이마트는 인수가격이 2조 원을 넘을 것이란 말이 나오면서 시너지 효과가 나오겠느냐란 우려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검찰 수사로 흠집이 나면서 가격이 많이 내려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유통업계는 롯데와 신세계 중 한 곳이 하이마트와 전자랜드를 한꺼번에 인수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두 곳 인수전에 모두 참여한 것은 서로를 견제하고 차선책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롯데와 신세계는 두 양판점 인수에 대해 공식적으로는 "아직 검토 중이다. 하지만 실탄은 있다"라며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가전유통업계 지각변동을 가져올 양판점 대전이 어떻게 결론이 날지 지켜봐야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