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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통합진보당 이번엔 ‘거짓말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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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례대표 경선 부정 수습책을 둘러싼 통합진보당내 계파 갈등이 한치 양보 없는 '치킨 게임' 양상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폭력 사태로 얼룩진 12일 중앙위원회 이후에도 당권파와 비당권파는 입장 차를 전혀 좁히지 못한 채 책임 공방을 벌였습니다.

◆ 비당권파 "당권파가 조직적으로 회의 방해"

폭력 사태 이튿날인 13일, 먼저 포문을 연 것은 비당권파 측이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12일 중앙위원회에서 회의 중단을 요구하며 폭력 사태를 주도한 것은 당권파였습니다. 당권파는 '국민참여당 출신 중앙위원 명단이 과거 국민참여당 시절 중앙위원 명단과 다르다'면서 중앙위원회 개회 자체가 불법이라고 격렬하게 항의했습니다.

대표단에 대한 폭행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비례대표 경선이 부정선거였다고 발표했던 조준호 공동대표는 당권파에 멱살과 머리칼을 잡힌 채 주먹으로 폭행을 당했습니다. 옷이 찢어지고 몸과 얼굴, 다리를 맞았습니다. 조 대표는 허리와 목 부분의 통증이 계속돼 13일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조 위원장은 통합진보당내 비당권파로, 민주노총 위원장을 지냈습니다. 민주노총이 발끈할 수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역시 비당권파인 유시민 공동대표도 안경이 날아가는 등 당권파에 둘러싸여 봉변을 당했습니다. 대표단을 향해 물병이 날아왔고 욕설이 난무했습니다.

이에 대해 비당권파인 천호선 대변인은 "당권파가 중앙위원회를 조직적으로 무산시키려 했다고 추측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처음부터 중앙위원회를 인정하지 않고 방해하려 했다는 것입니다. 천 대변인은 이에 대한 근거로 당권파가 '당원 총투표안'을 아예 중앙위원회에 발의하지 않은 점을 들었습니다. 앞서 당권파는 비당권파 측 '비례대표 즉각 총사퇴' 요구에 "비례대표 사퇴 여부는 당원 총투표로 결정하자"고 맞서 왔습니다. 실제로 '당원 총투표안'을 중앙위원회에 상정하기 위한 서명 작업도 벌여왔습니다. 하지만 중앙위원회 참석자 명단을 보니 자신들이 수적으로 열세임이 드러났고, 이 때문에 '당원 총투표안'은 상정도 하지 않고 회의 자체를 막기로 방향을 잡았을 것이란 해석입니다.

◆ 당권파 "비당권파가 합의 파기" vs 비당권파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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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권파도 역공에 나섰습니다. 당권파인 이상규 당선자(서울 관악을)는 천호선 대변인의 기자회견 이후 기자들과 만나 "비당권파가 합의를 깼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난 10일 전국 운영위원회가 끝난 뒤 정파 대표들이 모여 '대표단 사퇴 후 비대위를 구성하고, 비례대표 사퇴는 당원 총투표로 결정한다'는 내용에 합의했다는 것입니다. '당원 투표율이 50%가 안 넘어도 투표 결과를 인정하기로 했다'는 세부 사항까지 밝혔습니다. 다만 공식 회의는 아니었고 물밑 접촉을 통해 이뤄진 실무진 합의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례적으로 '물밑 합의' 사실까지 공개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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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당선자는 "하지만 비당권파가 합의 하루 만인 11일 무슨 이유에서인지 합의를 깼다"고 비당권파를 몰아붙였습니다. 이어 합의가 깨진 직후 강기갑 의원의 중재안이 나왔다고 전했습니다. 강 의원의 중재안은 비례대표 사퇴 문제를 당원 총투표 50%와 국민 여론조사 50%로 결정하자는 내용이었습니다.

비당권파는 이상규 당선인의 주장은 한 마디로 "거짓말"이라고 일축했습니다. 합의한 적도 없고, 만약 합의를 했다면 강기갑 의원이 중재안을 제안했을 리 없다는 것입니다. 당시 비당권파에서는 강기갑 의원의 중재안에 반대하며 표대결로 가자는 여론이 많았지만 겨우 설득해 발표하도록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상규 당선자의 주장은 '물타기 꼼수'라고 비판했습니다.

◆ 대대적 반격 나선 비당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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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비당권파는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습니다. 비당권파이면서 중앙위원회 의장을 맡았던 심상정 공동대표는 13일 오후 기자간담회를 열어 당권파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습니다.

먼저, 심 대표가 사퇴했기 때문에 더이상 중앙위원회 의장 자격이 없다는 당권파의 주장에 대해 "중앙위원회 의장 역할을 완수하고 사퇴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고 지금은 정회 상태이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또, 당규에 정회를 하려면 속개 시간을 밝히도록 돼 있는데 밝히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정상적인 회의가 진행됐을 때만 속개 시간을 논할 수 있다"며 "12일 중앙위원회 정회는 폭력으로 중단된 정회였다"고 날을 세웠습니다. 당권파가 줄기차게 제기했던 '국민참여당 중앙위원 교체 의혹'에 대해선 "중앙위원회 개회 24시간 전에 중앙위원 명단을 만장일치로 확정했다"고 반박했습니다.

유시민 대표도 심상정 대표를 거들었습니다. 유 대표는 당권파인 장원섭 사무총장이 대표단과 상의 없이 중앙위원회 회의장을 퇴장하고 인터넷 토론회 도중 서버를 일방적으로 내린 점을 문제삼았습니다. 유 대표는 "장 총장이 실무진을 지휘하는 권력 관계를 이용해 대표단을 부정하고 지도체제를 부정, 파괴했다"며 "당 윤리위원회 격인 당기위원회에 제소돼 중징계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비당권파는 기자간담회를 마친 뒤 인터넷 회의를 통해 중앙위원회를 속개했고, 비례대표 총사퇴안과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안을 전자 투표에 붙였습니다. 더 이상 '소수'인 당권파에 끌려가지 않고 민주주의 절차에 따라 표결로 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입니다.

하지만 당권파는 이 전자 투표 결과에 대해서도 인정할 수 없다고 못박았습니다. 당의 정식 전자회의 시스템을 거치지 않고 인터넷 카페 등을 이용한 전자 투표는 실효성과 정당성이 없다는 논리입니다. 폭력 사태에 이어 전자 투표 결과를 놓고도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충돌이 예상되면서 분당 위기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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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성 기자 기자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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