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아프가니스탄에 파견돼 있는 미군 병사들의 나이는 만 20세 전후다.
11년 전 알 카에다가 9·11 테러를 일으켰을 때 이들의 나이는 불과 8~10살, 초등학교 4~5학년인 경우가 많았다.
당시 테러상황과 그 의미를 이해하기에는 너무 어렸고, 따라서 자신들이 왜 지금 아프간전쟁에 참전하고 있는지도 잘 모르는 실정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아프간전이 오래 지속되고 그 전장에 파견되는 병사들의 나이는 점차 어려지면서 이들은 자신이 참여하는 전쟁의 의미조차 잘 모르는 사례가 많다고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프간에 파견돼 있는 해병대 보병 코리 섀퍼(19) 일병도 2001년 9월11일 테러가 발생했을 때 마이애미의 한 초등학교 4학년에 다니고 있었다.
엄마가 식당에서 일하는 바람에 섀퍼는 일찍 학교에 가 있었다.
학교에서 테러리스트들이 비행기를 납치했다는 긴급뉴스를 들었지만 당시 이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지 못했다.
그는 중학교에 가서 역사시간에 이 사건에 대해 배우고 나서야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었다.
아프간 전쟁이 쉽게 끝나지 않고 일선에 배치되는 미군들의 나이는 점차 어려지고 있어 병사들은 왜 아프간전이 발발했는지 잘 기억을 하지 못한다.
9·11 이후 조지 부시 대통령은 두 번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으며 당시 테러로 무너졌던 세계무역센터 자리에는 새 빌딩이 건축돼 벌써 뉴욕 최고층 높이까지 올라갔다.
테러의 책임자인 오사마 빈 라덴은 1년 전 미군에 의해 사살됐다.
세월이 흐르다보니 당시 초등학생이던 이들은 왜 이 사건이 십년도 더 지난 지금까지 문제가 되는지 잘 알지 못한다.
섀퍼 일병이 속해 있는 미 해병 8연대 1대대 브라보중대 3소대의 대원 44명 가운데 절반 가량은 22세 이하의 젊은 나이다.
미 해병은 매년 20% 가량을 교체하기 때문에 3만 5천~4만 명의 신병이 필요하다.
신병들은 대부분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앳된 병사들이다.
이들은 9·11 테러와 아프가니스탄의 연관성도 잘 알지 못한다.왜 수만명의 미 동맹군이 아프간에 주둔해야 하는지도 역시 미스테리다.
타일러 홉킨스 일병의 경우 9·11테러가 나던 날이 자신의 9번째 생일이었다.
4학년이던 그는 학교에서 엄마가 자신을 위해 컵케이크를 가져다 줄 것으로 예상했지만 테러가 발생했고, 학교는 출입이 금지돼 엄마는 오지 못했다.
그는 최근에 생일파티를 하지 못했으며 이것이 부당하다고 생각할 뿐이다.
데이비드 롱 일병 역시 기관총 사수로 근무하지만 9·11에 대한 기억은 특별할 것이 없다.
TV에서 뉴스가 나온 것을 어렴풋이 기억할 뿐이다.
그는 "나는 그때 너무 어렸다. 그 사건이 내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3소대장을 맡고 있는 가디아 크리스티안은 이제 겨우 24세이지만 젊은 병사들과는 세대차이를 느낄 정도다.
그는 테러 당시 13살로 학교에서 스페인어 수업을 듣고 있었다.
이때 인터콤으로 교사에게 TV를 켜라는 지시가 나왔고 학생들은 TV화면을 통해 두번째 항공기가 세계무역센터 건물에 충돌하는 장면을 보았다.
이후 학생들은 체육관으로 나가 희생자들을 위해 묵념을 했다.
크리스티안 소대장은 "나는 분노했으며 누가 그런 짓을 했는지 그에 대해 복수하겠다는 다짐도 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고교 학생들이 외부 침입자들에 대항해 싸우는 영화의 한 장면처럼 친구들과 총을 구할 수 없는지 얘기했으며 테러리스트를 상대로 싸우겠다는 말도 했다고 한다.
일주일 후 그는 인터넷을 통해 총을 구하려고 신청서까지 썼지만 너무 어리다는 이유로 퇴짜를 맞았다.
그는 결국 2009년 해군사관학교에 들어갔다.
(뉴욕=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