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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어린이날 선물로 BMW?…백화점 갔다가 '아찔'

100만원이 넘는 어린이날 선물, 업체의 상술? VS 부모의 욕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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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 선물 준비 다들 하셨나요? 혹시 백화점이나 마트에 갔다가 가격을 보고 놀라지는 않으셨나요?

저는 취재 때문에 백화점에 갔다가 말 그대로 아연실색했습니다. 조그만 로봇 강아지 가격이 198만 원, 나무로 된 기차놀이 세트가 158만 원, 아이들이 타고 노는 자동차는 40만 원이 넘고, 어른 팔뚝만한 인형 하나가 30만 원이 넘었습니다. 어릴 때 부모님이 사다 준 과자세트 하나에 행복해 했던 저에게 이런 가격은 가히 충격적이었습니다. 인형은 유기농 방식으로 만들어져서 아이들이 입으로 물거나 빨아도 건강에 지장이 없고, 나무로 된 기차놀이 세트는 원목으로 만들어져서 비싸다는 설명이 덧붙여졌습니다.

이 충격은 아동복 매장에서도 이어졌습니다. 애들 옷 값이 비싸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기 때문입니다. 어른들이 입는 트렌치코트를 흉내 낸 한 명품 브랜드의 아동복 트렌치코트는 200만 원이 넘고, 조그만 원피스 하나들 들었더니 50만 원이 넘었습니다. 어른들 옷도 가격이 이 정도는 아닌데, 좀 너무하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제품이 과연 팔리기나 할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 이런 제품도 있다고 알리는 전시용 상품은 아닐까? 나라면 안 살 것 같은데…. 그런데 아이가 없는 저의 오산이었습니다.

150만 원이 넘는 기차놀이 세트는 아찔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하루에 3개씩 꾸준히 팔리고 있었습니다. 60만 원 대 소꿉놀이 세트는 하루에 5개 씩, 유기농 인형은 하루에 20개 씩, 40만 원짜리 어린이용 자동차는 하루에 30대 이상씩 팔려나갔습니다.

40~50만 원은 우습고 100만 원대를 훌쩍 넘는 수입 아동복 매출 증가는 더 아찔합니다. 아동복의 에르메스라고 불린다는 뽕브앙이라는 브랜드는 전년 대비 15% 넘게 매출이 늘었고, 아르마니를 따라한 아르마니 주니어 브랜드는 2배가 넘는 105.4%나 증가했습니다.

처음에는 이런 상품을 구매하는 사람들은 초고소득자인 일부 사람들에 한정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백화점에서 만난 사람들은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일반적인 샐러리맨들이 많았습니다. 가격이 너무 부담스럽지 않냐고 물었더니, 하나뿐인 아이니까 돈이 아깝지 않다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왜 딸바보, 아들바보, 심지어 조카바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지 실감할 수 있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현상에는 기업들의 고가 마케팅이 한몫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서로 담합이라도 한 듯이 고가 제품 위주로 시장에 내어 놓고, 엄청난 마케팅을 통해서 고가 제품은 품질도 좋다는 인식을 은연 중에 심어 놓고 있다는 겁니다. 물론 이런 현상의 근원에는  자식에 대해서라면 경쟁하듯 돈을 쓰는 한국 부모들의 심리가 자리잡고 있다고 덧붙입니다.

그런데 부모들의 자식 사랑이 기업들의 상술이 들어올 여지를 주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기업들이 부모들의 마음을 자극하고 있는지 그 선후 관계에 대해서는 판단을 내리기 어렵습니다. 다만, 어른 옷보다도 훨씬 비싼 아동복, 수십만 원 하는 인형을 보면서 그것을 사주고 싶어도 사주지 못하는 부모님들의 마음은 어떨까, 그리고 그것을 입고 쓰는 아이들은 행복할까 생각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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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경 기자 기자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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