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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곳곳 노동절 대규모 시위…경제민주화 요구

아시아-임금인상과 학비인하<BR>유럽-긴축재정 철회 촉구<BR>러-親ㆍ反푸틴세력 별도 집회…美- '점령하라 시위' 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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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절인 1일 세계 곳곳에서 노조원들과 일반 시민들이 경제적 민주화를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시위에선 임금 인상과 근로환경 개선, 학비 인하, 긴축정책 철회, 금융 규제 강화, 청년실업 대책 등 다양한 구호들이 터져 나왔다.

나라와 사람마다 요구는 달랐으나 밑바탕엔 불공정하고 비인간적인 현실에 대한 분노가 깔려 있었다.

이날 시위를 뒤덮은 것은 지난해 가을에도 세계를 휩쓴 바 있는 '1%가 아니라 99%를 위한 사회'를 열망하는 목소리였다.

◇ 아시아 전역서 임금인상 등 요구 = 아시아 각국 노동자들은 현 임금 수준으로는 치솟는 물가를 당해낼 수 없다며 최저임금 인상과 학비 인하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는 약 8천 명의 노동자들이 대통령궁 부근의 경찰 저지선까지 총 2.5㎞에 이르는 구간을 행진하며 임금을 하루 약 3달러 높여달라고 인상을 요구했다.

대만 타이베이에서도 노동자 수천 명이 임금인상, 학비 인하, 외국인 근로자 근로환경 개선 등을 요구하며 도심 가두시위를 벌였다.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는 정부의 최저임금이 낮게 책정된 데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이들은 최저임금을 월 1천500링깃(미화 496달러)로 일괄 인상할 것을 요구했다.

홍콩에서도 노동자 1천여 명이 시간당 최저임금을 현행 28홍콩달러(3.60달러)에서 33홍콩달러(4.25달러)로 인상할 것과 주 44시간 근무제 도입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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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오에서도 노동자들이 권익 향상과 전면적인 의회 민주주의 정착을 촉구했다.

◇ 유럽 전역에서 반(反)긴축 구호 = 유럽 전역의 주요 도시들에선 긴축정책 반대 목소리가 높았다.

두 차례의 구제금융을 받은 대가로 가장 가혹한 긴축 프로그램이 시행되고 있는 그리스의 노동자들은 유로존 국채위기가 터진 이후 지난 2년여 동안 계속된 긴축정책으로 서민들의 삶은 피폐해졌다고 비판했다.

아테네와 데살로니카 등 주요 도시 중심가를 가득 메운 시민들은 5일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서 그리스를 37년간 지배해온 두 거대 정당인 신민당과 사회당의 책임을 묻고 심판하겠다고 다짐했다.

유럽 최고의 실업률(24.4%)을 기록 중인 스페인의 경우 80여 개 도시에서 노동자들이 시위를 벌이며 일자리와 복지 정책 유지를 요구했다.

수도 마드리드의 넵투노 광장엔 수만 명이 모여 "정부와 기득권층이 집과 빵을 강탈하고 있다"는 등의 구호를 외치면서 긴축정책 철회를 촉구했다.

오는 6일 대선 2차투표를 실시하는 프랑스의 파리에선 3개 주요 정당이 각각 노동절 행사를 겸한 정치집회를 개최했다.

사회당은 노동계와 손잡고 바스티유 광장까지 걸어가는 전통적인 행사에서 "니콜라 사르코지의 실정 때문에 경제가 파탄났다:면서 "프랑스와 올랑드 후보에게 표를 몰아 달라"고 촉구했다.

여론조사에서 뒤지고 있는 사르코지 측은 "좌파 집권을 막기 위해 모든 반(反)좌파세력이 단결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반면에 결선 진출에 실패한 극우정당 국민전선의 마린 르펭은 도심 행진을 선두에서 이끌며 지지지들에게 "사르코지를 찍기 보다는 기권하라"고 요구했다.

◇ 뉴욕에서 `점령하라' 시위 재연 = 지난해 8주 동안 로우어 맨해튼을 점령했던 월스트리트 시위대는 이날 노동계의 행진에 동참했다.

시위대는 유니온 스퀘어에서 로우어 맨해튼까지 행진한 후 6번가의 브라이언트 공원에서 집회를 열어 금융권의 탐욕, 권력과 부유층의 행태를 비판하는 구호를 외쳤다.

지난 겨울 동안 휴지기를 보낸 `점령하라' 시위 주최 측은 이날 시위를 계기로 운동을 재개하고 노동계 등과 연대해 조직적인 행사들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노동절을 하루 앞둔 지난 30일엔 뉴욕에서 미국의 대표 금융그룹인 '웰스파고(Wells Fargo)' 지점 등에 흰색 분말이 든 봉투들이 배달돼 경찰이 시내에 배치되고 은행들이 문을 닫는 사태가 벌어졌다.

하지만 경찰의 확인 결과 봉투 속 분말은 옥수수 가루 등의 무해한 물질인 것으로 판명됐다.

일부 봉투 속에는 '즐거운 노동절(Happy May Day)'이란 메모가 나오기도 했다.

◇ 러시아 친ㆍ반정부 세력 별도 집회 = 러시아독립노조연맹(FNPR) 지도자 미하일 슈마코프는 "전국에서 200만 명 이상이 노동절 기념행사에 참석해 노동 유연성 확대 및 해고 절차 간소화 반대, 자유주의적 경제사회정책 반대 등의 요구 사항을 내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친정부와 반정부 세력이 따로 행사를 개최함으로써 정치색에 따른 노동계의 분열상을 다시 드러냈다.

특히 FNPR과 여당인 '통합 러시아당' 등이 조직한 가두행진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대통령 당선자)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러시아에서 국가 최고지도자가 노동절 가두시위에 참석한 것은 옛 소련 시절을 통틀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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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야당 공산당과 좌파 단체들은 오전 11시 20분부터 시내 남쪽 칼루가 광장을 출발해 크렘린궁 옆을 지나 칼 마르크스 동상이 있는 '극장 광장'까지 행진을 벌였다.

겐나디 주가노프 공산당 당수는 행렬을 선도했다.

(브뤼셀ㆍ하노이ㆍ모스크바ㆍ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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