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동남부 도시 드네프로페트롭스크에서 27일 발생한 연쇄 폭발 테러의 배후나 동기가 여전히 밝혀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와 관련한 전문가들의 여러 가지 가설들이 제기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동남부에 위치한 제3의 도시 드네프로페트롭스크에서는 27일 오전 11시50분(현지시간)부터 1시간여 동안 네 차례의 연쇄 폭발 테러가 발생해 최소 29명이 부상했다고 러시아 이타르타스 통신 등이 전했다.
정부 당국자와 전문가들은 우선 이번 테러의 원인으로 정치적 동기를 꼽고 있다.
니콜라이 아자로프 총리는 27일 테러가 사회 불안을 조장해 정치적 이익을 보려는 반정부 세력의 소행일 수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번 테러는 국가 안정을 헤치려는 세력들에게 이로운 것"이라며 "이들은 '나쁠수록 더 좋다'는 원칙에 따라 행동하는 자들이며 이런 상황으로 일반 국민이 피해를 보면 이를 근거로 정부를 비난하면서 어떤 이득을 얻으려는 자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세력들에겐 나라가 마침내 위기에서 벗어나 연금과 월급이 올라가고 생필품 가격이 안정되고 공장이 건설되는 등의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자로프는 그러면서 "정부는 어떤 혼란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범죄의 전모는 조만간 밝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지 정치 전문가인 유리 로마넨코는 테러가 정치 문제와 연관돼 있을 수 있다는 점에 동의하면서도 테러범이 오히려 정부 측과 연관돼 있을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이번 테러가 직권 남용 등의 혐의로 7년형을 선고받고 복역중인 율리야 티모셴코 전(前) 총리의 또다른 혐의에 대한 기소 과정에서 발생한 점을 지적하며 특정 세력이 이 사건으로부터 여론의 관심을 다른 데로 돌리기 위해 테러를 저질렀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사건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보안국(정보기관)과 내무부(경찰)는 테러의 정치적 동기를 배제했다. 내무부 총조사국 국장 바실리 파린닉은 현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은 테러보다 형사범죄적 성격을 띠고 있다"며 "그럼에도 이 사건을 테러로 규정한 이유는 이런 행동이 인명 손실뿐 아니라 사람들을 겁주려는 목적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블라디미르 로키트스키 보안국 부국장도 "정치 세력이 테러에 가담했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테러의 원인이 첨예화된 기업인들간의 갈등 때문일 수 있다는 주장을 폈다. 현지 정치학자 바실리 스토야킨은 연쇄 폭발이 지난주 유명 사업가인 겐나디 악셀로드 피살 사건 이후 발생한 점을 들어 이같이 주장했다. 최근 2년 사이 악셀로드는 여러차례 이번과 유사한 폭발 테러의 대상이 됐다.
이번 테러에서도 악셀로드의 파트너 사업가인 뱌체슬라프 브라긴스키가 숨졌다. 드네프로페트롭스크를 무대로 한 사업권을 장악하기 위해 특정 기업인이 경쟁 기업인과 그 주변 인물들에 대해 연쇄 테러를 저질렀다는 주장이다.
(모스크바=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