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유력 대선주자인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부시 딜레마(Bush Dilemma)'에 빠졌다.
대통령 2명과 주지사 등을 배출한 공화당의 유력 정치가문 '부시가(家)'의 지지를 잇따라 받으며 대세론에 탄력을 받았지만 조지 W.부시 전 대통령(아들 부시)에 대한 국민적 '비호감'을 함께 감당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롬니 전 주지사는 최근 조지 H.W.부시 전 대통령(아버지 부시) 부부와 이들의 아들인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로부터 공식 지지선언을 이끌어냈다.
그는 다만 아들 부시와는 의식적으로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아버지 부시의 지지선언을 받는 자리에서도 아들 부시와 관련한 질문에 "나는 조지 W.부시 전 대통령을 최근 만난 적이 없다"면서 "가끔 이야기만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롬니 전 주지사가 공화당 대선후보로 확정되고 본선에서 싸우기 위해서는 부시 집안의 지지가 필수적이지만 지나치게 가까워지면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롬니 캠프도 선거기간에 가능하면 아들 부시의 2차례 임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한 캠프 관계자는 미 의회전문지 '더 힐(The Hill)'과의 인터뷰에서 "부시에 관한 질문을 받으면 우선 그를 존경한다는 정도만 얘기하고 다른 주제로 넘어가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겨냥하는 식"이라고 말했다.
이는 최근의 경기불황이 아들 부시 정권에서 시작된 것이라는 국민적 인식을 감안한 것이다.
최근 CNN방송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56%는 최근 경제문제의 원인이 아들 부시와 공화당에 있다고 밝혔으며, 민주당과 오바마 대통령을 지목한 응답 비율은 29%에 그쳤다.
더힐은 30일(현지시간) 롬니 전 주지사가 최근 이른바 '부시 피하기(Avoid Bush)' 전략에서 선회하면서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롬니 전 주지사는 이날 공화당의 '떠오르는 별'로 불리는 폴 라이언(위스콘신) 연방 하원의원의 지지도 이끌어냈다.
하원 재무위원장을 맡고 있는 라이언 의원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롬니가 오바마 대통령에 맞설 적임자"라면서 "그는 미국을 제자리로 돌려놓을 능력과 끈기, 원칙, 용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라이언 의원의 이날 지지 선언으로 롬니 전 주지사는 다음달 3일로 예정된 위스콘신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앞두고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게 됐다고 미 언론들은 평가했다.
(워싱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