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3월15일은 한미FTA가 발효되기 시작한 역사적인 날입니다. 협상 시작에서부터 양국의 의회를 통과해 발효되기까지 5년 남짓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아직도 각각의 산업적 측면에서는 이해득실에 따라 찬반이 나눠지고 있고, 정치권에서는 재협상을 정치쟁점화 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런데 정작 발효가 된 이후의 관심은 시들해지고 있습니다.
2012년 3월15일0시를 기점으로 한미FTA가 발효되었습니다. 지난 5년 동안 우리사회를 극심한 갈등으로 몰아갔던 한미FTA 협상내용이 실질적으로 적용되기 시작했으며 양국에서는 긍정적이건 부정적이건 효과가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입장에서는 자동차, 가전 산업 등에서 긍정적 효과를 예상하지만, 농업 및 축산업 등에서는 부정적 여파가 예견되고 있습니다. 발효 즉시 미국산 9000여 품목에서 관세가 철폐되거나 단계적으로 축소되어 효과가 기대되나 국민들에게 체감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입니다.
SBS 8시뉴스는 13일 ‘모레 발효, 관세인하 효과는?’기사로 한미FTA발표의 효과에 대해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14일 ‘한미FTA 15일0시 발효, 관세대폭인하’와 ‘전국곳곳 찬반시위, 정치권도 논란’의 톱기사에서 이런 관세인하 효과를 예상하였고, 동시에 전국에서 행해졌던 찬반 시위를 다뤘습니다. 15일 ‘발효 첫날, 기대반 우려반’기사에서 실제로 관세인하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한 기대와 우려를 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SBS 보도의 문제점으로는, 첫째, 한미FTA효과를 미국 제품들에 대한 관세인하 효과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점입니다. 한미FTA로 인해 미국 제품들의 한국에서의 관세인하 효과는 우리 소비자들에게만 이익이 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미국제품들의 국내시장 점유를 의미하는 것이어서 균형적인 감각으로 접근했어야 했습니다.
둘째, 한미 FTA를 통한 국내 농업, 축산업 및 제약업 등의 부정적 여파들에 대해 주목했어야 했는데 그러하지 못한 점입니다. 이들 산업들은 상당한 피해를 볼 것이며 그에 따른 대책들이 강구되었어야 했는데, 그런 상황들에 대한 전문적인 시각을 제공하지 못했습니다.
셋째, 한미FTA발효에 따른 실제 산업 및 시장에서의 부작용들에 대한 예측과 이에 대한 대책을 정부당국에 촉구해야 했는데 그러하지 못한 점입니다. 이제는 발효가 시작되었기 때문에 여러 분야에서 실질적 효과 및 부작용들이 발생할 것입니다. 특히 예상되는 실질적 부작용들에 대한 관심을 증대해야 하며, 전문적인 식견을 통한 언론 감시기능을 수행해야 할 것입니다.
이번 3월15일 한미FTA가 발효된 시점에 대한 언론의 관심은 뜻밖으로 적었습니다. 지난 시간 보여주었던 그 뜨거웠던 관심은 어디로 간 것인지 당황스러웠습니다. 한미 FTA의 관심은 지금부터가 정말 중요합니다. 실질적 효과가 예상했던 것만큼 달성되느냐가 관심의 중심입니다. SBS는 바로 이점에서 한미FTA에 대한 감시기능을 강화시켜야 합니다.
한미FTA발효에 대한 언론의 감시기능이 요구되고 있는데, 또다시 언론의 감시기능을 요구하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원자력 발전소인 고리원전에서 사고가 발생했는데, 이를 상부에 보고하지 않은 채 은폐하려한 사태가 발생한 것입니다. 원전사고는 사고 자체도 중요하지만 이에 대한 보고를 적절하게 하지 않을 경우 국가재난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
지난 2월 9일 부산에 있는 원자력발전소인 고리원전에서 정비관계자의 실수로 원자로의 외부 전원이 12분간 중단되었고, 이런 상태에 대비한 비상 디젤발전기 두 대 역시 작동하지 않아 전원이 공급되지 않은 사건이 발생한 것입니다. 외부의 전원이 공급되지 않으면 원자로 내부를 냉각시키는 냉각수가 작동하지 않게 되어 내부 온도가 상승하여 노심이 녹게 되는 사태가 발생하게 됩니다. 이런 과정은 작년 3월에 발생했던 일본 후쿠시마의 원자로 폭발상황을 지켜보면서 인지하게 된 아주 중요하고 급박한 상황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사태를 상부에 보고하지 않고 내부 관계자들이 쉬쉬하고 은폐하려 한 점입니다. SBS는 이 같은 은폐에 주목했습니다. SBS 8시뉴스는 13일 ‘안전사고, 은폐의혹’ 표제의 기사에서 이 사태를 다루면서 고리원전 내부의 보고체계와 한국수력원자력의 폐쇄성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14일 ‘은폐시도에 늑장보고까지’, 15일 ‘허술한 점검, 불안고조’, 16일 ‘디젤발전기 가동 불능, 특별 점검’ 표제기사로 내부관련자들의 은폐시도에 대해 다루었고, 고리원전 관계자, 한수원 사장 및 지경부 장관에 이르기까지의 보고체계의 문제점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SBS보도의 아쉬운 점은, 첫째, 이 사안의 본질을 파악하고 있지 못한 점입니다. 이 사안은 원자력발전소의 사고에 대한 국가 비상점검체계의 미비 사안인데, 단순한 보고체계의 문제점으로 파악하고 있는 점입니다. 일본의 후쿠시마 원자로 폭발 사고에서 보았듯이, 관련자들의 은폐시도에 의해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는 시기와 방법을 놓칠 수 있는 국가재난에 대한 비상점검 체계로 인식해야 할 것입니다.
둘째, 원자력 발전소의 안전 체계를 점검할 수 있는 계기인데 단순한 은폐사안으로 인식하고 있는 점입니다. 내부 관계자들이 문책을 두려워한 은폐사안이긴 하지만 근본적으로 우리나라의 원자력발전소의 문제를 검토해볼 수 있는 계기로 활용할 수도 있는데,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 않습니다.
셋째, 언론 나름의 탐사적 자세를 보이고 있지 않는 점입니다. 거의 한달 동안 보고하지 않은 사안이라면 내부에 여러 가지 문제들이 내재되어 있을 것입니다. 이에 대해 언론사 나름의 원자력발전소 탐사팀을 가동하여 이면에 숨겨진 상황들을 취재, 보도해야 하는데, 단순하게 관련자들의 발언들만 발췌하여 ‘받아쓰는’ 정도에 머무르고 있는 안쓰러운 상황입니다.
현재 원전문제는 전 세계의 우려되는 사안들 중의 하나입니다. 전력을 공급하는 주요기구이기는 하지만, 지진 및 쓰나미 등 자연재난에 취약하고 방사능누출과 그에 따른 파장이 커다란 위협이 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SBS는 이번 사안을 단순한 은폐사건으로 인식하기보다는 원전자체의 문제로 인식하면서 보다 강한 감시기능을 수행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