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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해외 할인항공권, 5만원 할인에 위약금은 45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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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권 할인은 5만원 받았는데 환불 위약금은 45만원을 내라고 한다면 이 할인 항공권을 사려는 분들이 있을까요? 그것도 넉 달 전에 취소했는데 말입니다. 그런데 이런 일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상당수 외국계 항공사들의 이런 과도한 할인 항공권 환불 위약금 문제를 짚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소비자가 여행사를 통해서나 직접 항공사를 통해 할인 항공권을 구입한 뒤 이를 취소하면 환불 위약금을 냅니다. 항공사는 비행기 좌석을 다 팔아서 운항해야 이익입니다. 따라서 재고 성격의 좌석을 미리 파는 대신 가격을 좀 더 싸게 해 주는 것이기 때문에 미리 산 좌석을 갑자기 취소했다면 위약금을 내는 것이 타당할 수 있습니다. 항공사는 환불 위약금을 낸다는 약관에 소비자가 동의했으니 취소하면 소비자가 내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웁니다.

문제는 항공사가 제시한 약관이 과연 공정하냐 입니다. 할인 항공권 출발일을 불과 1~2주일 앞두고 취소한 것과 3~4달 전에 취소한 것은 항공사가 손해 보는 차원이 다른 문제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싸게 파는 항공권이라면 취소를 했다고 해도 출발일 서너 달 전에 못 팔리 없습니다. 소비자가 환불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고 해도 출발일 전 기간이 많이 남았다면 그 액수는 당연히 통상의 위약금 수준이어야 합니다.

실제 지난 2008년 7월 공정거래위원회는 할인 항공권을 한 달 전에 취소했는데도 항공료의 25%나 되는 환불 위약금을 부과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의 약관이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약관법)에 위반된다며 자진 시정하도록 조치했습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은 이를 받아들여 발권 전에는 환불 위약금을 부과하지 않고 발권된 항공권이라도 출발일 2주 전까지는 10%의 위약금만 부과하고 있습니다. 발권된 항공권을 출발일 2주도 남겨두지 않고 취소하면 25%의 위약금을 부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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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항공사에 대해서도 비슷한 조치가 내려졌습니다. 2008년 8월 공정거래위원회는 출발 42일 전에 취소한 90만원짜리 할인 항공권에 대해 55만원의 취소수수료를 부과한 네덜란드 항공과 출발 두 달 전 취소한 116만원짜리 할인항공권에 대해 40만원의 취소수수료를 부과한 에어프랑스에 불공정 약관이라며 자진 시정 조치를 내려 항공사들이 받아들였습니다.

공정위가 자진 시정조치를 내린 근거는 출발 일 며칠 전이냐에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통상의 위약금(10%)을 넘어서는 위약금을 부과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겁니다. 이런 약관 조항은 약관 법 위반에 해당되는 무효라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조치에도 불구하고 일부 외국계 항공사들은 여전히 터무니없는 위약금을 부과하고 있었습니다.

취재 중 만난 직장인 이 모씨는 여행사 사이트를 통해 카타르 항공의 할인 항공권을 출발일 넉 달 전에 구입했습니다. 항공료보다 5만원 정도 싸게 파는 할인 항공권이었습니다. 구입할 때 밑에 ‘환불시 취소수수료가 부과된다’ 는 조항이 있었지만 구체적인 액수가 없어서 상식적인 수준일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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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항공권을 구입한 지 일주일 뒤 직장에 사정이 생겨 항공권을 취소했더니 항공료의 무려 65%에 해당하는 350달러를 환불 위약금으로 청구했습니다. 항공사에 항의했지만 약관에 동의했으니 어쩔 수 없다는 말만 들었습니다. 그런데 과연 소비자가 위약금이 350달러 라는 것을 알았다면 5만원 할인 받겠다고 이 할인 항공권을 샀을까 하는 부분은 논의에서 고려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취재를 해 보니 카타르 항공 외에도 유럽 노선의 경우 터키항공(150유로), 오스트리아 항공(120유로), 루프트 한자(120유로), 스칸디나비아 항공(43만원), 미주노선의 경우 에어 캐나다(200 캐나다 달러) 등 상당수 외국계 항공사들이 항공요금의 25~40%에 해당하는 환불 위약금을 출발 일 전 기간에 관계 없이 일률적으로 부과하고 있었습니다. 할인 폭이 크다며 환불 불가로 판매하는 항공권이나 이벤트 특별 가격으로 판매하는 항공권을 제외한 보통의 할인 항공권만 취재한 것이 이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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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항공사들은 할인 항공권의 조건과 일정 등에 따라 환불 위약금은 천차 만별이고, 그 기준은 본사에서 정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무슨 기준으로 위약금 수준을 정하는지, 나라 별로 환불 위약금이 다르게 적용되는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해 제대로 답변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항공사 관계자에 따르면 외국계 항공사들은 국적 항공사와 경쟁하기 위해 가격을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하거나 할인 항공권의 할인 폭을 조금 넓히는 전략을 쓰는데 여기서 생기는 마진 감소 부분을 환불 위약금을 높게 책정하는 방식으로 충당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쉽게 말해 소비자에게 떠넘기고 있는 셈입니다.  

공정위는 통상의 위약금을 벗어나 부당하게 과도한 위약금을 부과했다면 해당 항공사에 불공정 사실을 지적하고 환불을 요구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환불 요청을 해 봐야 꿈쩍하지도 않고 전화 통화 한 번 하기도 쉽지 않다는 것이 피해자들의 일관된 설명입니다.

항공사가 자진 환불을 하지 않는다면 소비자원에 피해 구제를 신청할 수 있는데 항공사들이 소비자원의 분쟁 조정도 거부하며 끝까지 버틸 경우 결국 민사소송으로 갈 수 밖에 없습니다. 시간과 돈이 들어가는 일이라 그렇지 않아도 피해를 봐서 속상한 소비자에게는 이중고가 되는 셈입니다.

앞서 설명한 대로 2008년에 공정위가 몇몇 항공사의 약관에 대해 불공정하다면서 자진 시정조치를 내렸습니다. 하지만 소비자원에 접수된 항공권 관련 민원은 2010년 141건에서 2011년 254건으로 급증했고, 이 가운데 대부분이 과도한 환불 위약금에 관한 민원이라고 소비자원 담당자는 말합니다. 이제라도 공정위가 일부 항공사들의 과도한 환불위약금을 부과하는 불공정 약관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할 때라는 지적이 많아지고 있는 이유입니다.

**할인 항공권을 여행사를 통해 샀다가 취소한 소비자들의 경우 항공사에 주는 환불 위약금 외에 여행사에도 별도로 취급 수수료를 주고 있는데 다음 글에서는 이 취급 수수료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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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원 기자 기자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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