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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4.11총선 최대 격전지, '낙동강 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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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전쟁은 3년 동안 유엔군(한국군 포함)과 북한군, 중국군을 합쳐 무려 16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참혹한 전쟁이다. 민간인도 남한에서만 99만 명이 죽거나 다쳤다. 이 전쟁에서 치열하지 않은 전투가 없었겠지만 대표적인 예를 들라면 역시 백마고지 전투와 낙동강 전투를 꼽을 수 있다.

두 전투 모두 막대한 인명피해를 낸 처절한 싸움이었지만 성격상 약간의 차이가 있다. 백마고지 전투는 1952년 10월 강원도 철원의 요충지, 서북방 395고지를 놓고 한국군과 중국군이 벌인 고지쟁탈전이었다. 시기도 전선이 교착상태에서 빠졌던 1952년 10월이었다.

반면 낙동강 전투는 북한군의 기습공격으로 밀리고 밀린 한국군이, 마지막 남은 영남 일대를 지키기 위해 그해 7월 낙동강과 그 상류 동북부의 산악지대를 잇는 천연장애물을 이용해 구축한 최후 방어선을 걸고 싸운 전투다. 한마디로 밀리면 끝장나는 전투였던 셈이다.

그런 '낙동강 전투'가 총선을 앞두고 다시 인용되고 있다. 무기만 안들었다 뿐이지 선거판도 전쟁이나 다름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해가 가는 부분도 없지 않다. 차이가 있다면 그 지역 정당, 정치인들만 느끼는 위기감이라는 거다. 선거판의 승패를 가르는 것이 민심이고 보면 그들만의 전쟁 혹은 전투일지도 모르겠다.

이번 총선에서 가장 접전이 예상되는 지역은 부산과 울산, 경남 지역이다. 부산·울산·경남이 뚫리면 영남을 바탕으로 한 새누리당은 한 축을 잃게 된다. 사활을 건 '낙동강 전투'를 치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반면 민주통합당은 이번 총선을 계기로 고착화된 지역구도를 깨겠다고 벼르고 있다. 부산은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민주당 정권을 배출한 지역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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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은 불기 시작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노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 출신인 문재인 상임고문이 부산 사상 지역에서 수위를 달리고 있다. 또 부산 북·강서을에선 문성근 최고위원이, 부산진을에선 김정길 전 장관이 선전하는 분위기다. 이른바 '문·성·길 벨트'다.

여기에 부산진갑 김영춘, 부산 북·강서갑 전재수, 부산 사하갑 최인호, 경남 양산 송인배, 경남 김해을 김경수 후보 등이 출사표를 던지며 '낙동강 전선'에 가세했다.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을 합하면 부·울·경 지역에서 진보진영이 최고 15석까지 차지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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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의원들도 15석까지는 몰라도 두 자릿수를 뺏길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부인하지 못하고 있다. 보수정당의 맥을 잇는 새누리당으로서는 안마당을 내줄 수도 있는 최대 위기요, 민주통합당으로서는 지역과 이념 구도의 '판'을 깨는 선거혁명의 기회를 맞은 셈이다.

부산 민심도 요동치고 있다. 새누리당이 검토하겠다고 한 '남부권 신공항' 공약을 놓고 폭발한 것이다. 당초 부산 가덕도와 경남 밀양은 동남권 신공항 유치를 놓고 경합을 벌였다. 하지만 유치전이 과열되면서 지역간 감정 싸움이 걷잡을 수 없이 격화되자 정부는 지난 3월 입지선정을 아예 포기한 바 있다. 당시에도 상처가 적지 않았는데 새누리당이 또다시 '남부권 신공항'을 들고나온 것이다.

남부권 신공항은 부산, 경남 뿐 아니라 호남과 충청까지 대상권으로 집어넣어 해당 지역의 민심을 끌어오겠다는 전략이었지만 가뜩이나 덧나있던 부산 민심만 '동티'나게 만들었다. 민심을 등에 업은 지역 언론들이 연일 해당 의원들을 두들겨 댔고 결국 새누리당은 중앙당 차원의 검토를 포기한다고 선언했다. 표를 노리고 꼼수를 부렸다 된서리를 맞은 셈이다.

저축은행 특별법도 마찬가지다. 전국적으로 8만 명에 이르는 피해자들을 위해서라는 입법의 명분을 내세웠지만 여론은 싸늘했다. 정부의 감독소홀이 있다고는 하나 고이율(高利率)·고위험(高危險)이라는 금융상품 투자의 시장 원리를 무시한 채 모든 걸 국민의 돈으로 메우려 한다는 질타가 쏟아졌다. 부산지역 의원들은 특별법으로 피해 구제를 받는 지역구민이 몇 명이나 되겠냐고 억울해했지만 '지역 표를 의식한 정책'이라는 공감대 속에 여야 지도부도 사실상 고개를 돌렸다.

수성(守城)을 해야하는 새누리당으로서는 갖은 악재 속에 진보진영과 '낙동강 전선'을 놓고 한판 승부가 불가피하게 됐다. 60여년 전 '낙동강 전투'가 대한민국을 구한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듯 이번 총선의 '낙동강 전투' 또한 보수-진보, 어느 진영의 승리가 됐든 우리 정치를 한 단계 발전시키는 계기가 돼야 한다. 이제 유권자들이 선택에 나설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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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승모 기자 기자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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