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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침몰하는 타이타닉 '워싱턴 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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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워싱턴 포스트 독자들에게 드리는 특별한 혜택'이라는 편지를 받았다. 이게 뭔가 싶어 뜯어봤는데 그 혜택이라는 게 결국 여행상품 광고였다. 사무실과 집으로 워싱턴 포스트의 구독을 권유하는 전화도 수시로 걸려온다. 이 모든 것이 워싱턴 포스트의 현실을 말해준다.

뉴욕 타임스와 함께 미 신문의 양대 산맥인 워싱턴 포스트의 고통스런 현실은 이미 새로운 일이 아니다. 한때 1천100명에 달하던 기자 수가 640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고 뉴욕과 LA, 시카고 지사도 이미 오래 전에 문을 닫았다. 워터게이트 사건을 터뜨리고 전 세계 정치를 좌지우지하던 워싱턴 포스트의 명성은 폴리티코나 허핑턴 포스트같은 온라인 정치 전문매체의 전방위 공세에 빛을 잃어가고 있다.

온라인 미디어들의 공격은 마치 거대한 코끼리를 공격하는 하이에나떼처럼 집요하다. 사실 워싱턴 포스트는 워싱턴의 정치 분야 취재의 독보적 위치로 다른 신문들에 비해서는 사정이 나은 편이다.

하지만 최근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이 전한 워싱턴 포스트의 사정을 보면 '조금 나은 상태'가 얼마나 더 갈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지난 주만 해도 20명의 부장급 인원을 또 감원하겠다고 발표했다. 허핑턴 포스트나 폴리티코가 가벼운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뛰고 있다면 워싱턴 포스트는 근사한 영국풍 정장을 갖춰입고 조깅에 나선 형국이다. 

감원이 가장 손쉬운 위기타개책이기는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다른 데 있다. 어쩌면 워싱턴 포스트가  제기하는 진지한 정치적 담론은 요즘 독자들의 취향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지도 모른다. 이런 문제를 워싱턴 포스트도 모르고 있지는 않다. 분리해서 운영하던 오프라인과 온라인 뉴스룸을 통합하고 더 많은 온라인 독자를 끌기위해 웹사이트 개선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워터게이트 특종같은 역사적 유산이 큰 짐이 되고 있다. 하루 한 번만 배달하면 되는 종이신문의 시대에서 24시간 뉴스를 서비스하는 시대로의 전환 과정에 전통있는 신문들이 느끼는 고통은 더 클 수 밖에 없다.

워싱턴 포스트의 몸부림이 이런 고통을 잘 보여주고 있다. 주목해야 할 점은 워싱턴 포스트가 어떻게 망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살아남는지를 지켜보는 일이다. 그것이 미디어산업의 미래와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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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욱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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