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상위 1%에 해당하는 부자들은 어떤 모습을 하고, 어떤 생각을 하면서 살까?
지난해 하반기 뉴욕 월가에서 시작돼 전세계로 번진 이른바 '월가를 점령하라' 시위의 주된 구호는 상위 1% 부자와 나머지 99% 일반인의 격차가 너무 심해진다는 것이었다.
뉴욕타임스(NYT)는 상위 1%에 속하는 부자들을 다수 인터뷰해 그들의 생활상이나 가치관이 '천편일률적'이 아니라 '천차만별'로 다양하다고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부자들은 우선 일반인이 생각하는 것처럼 뉴욕이나 로스앤젤레스, 덴버, 댈러스 등지에 몰려살고 있지는 않았다.
상위 1% 중에서도 부의 크기가 많이 달랐다. 연간소득 38만 달러를 기록해 이제 겨우 상위 1%에 갓 들어간 '막내 부자'에서부터 워런 버핏이나 빌 게이츠처럼 '겁나게' 돈이 많은 거물급 부자들도 있다.
1% 부자들은 미국인 전체 소득의 5분의 1에 달하는 세전소득을 올린다. 30년전에 비하면 소득비중이 두 배로 커진 셈이다.
이들은 전체 연방 세금의 4분의 1을 조금 넘게 내며 자선기부금의 약 30%도 이들에게서 나온다.
이들이 버는 소득의 22%는 자본소득으로, 전체 국민 소득에서 자본소득 비중이 2%인 것과 비교된다.
1% 부자들이 빈둥빈둥 놀면서 지내지는 않는다. 오히려 일반인들보다 노동시간이 더 길다. 일주일에 50시간 일하는 사람의 비율을 따져보면 일반인들보다 3배는 많다.
1% 부자들끼리 결혼하는 경우 이들 가정의 소득은 당연히 두 배가 되지만 남성이 벌어들이는 소득이 75%로 일반 가정의 남성소득 비중 64%에 비해 더 큰 편이다.
부자들은 일반적으로 공화당 성향에 가깝긴 하지만 인터뷰 결과 이들이 미국 경제에 대해 갖고 있는 의견은 각양각색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경제를 망치고 있다고 비판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야당인 공화당이 미국을 수렁에 빠뜨리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세금에 대해서도 누진세 없이 부자나 서민이나 같은 세율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부자들이 높은 세율로 내는 것이 바림직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월가점령 시위에 대해서도 어떤 부자들은 이제 그런 시위를 할 때가 됐다고 두둔하기도 하지만 다른 쪽에서는 그들이 일자리를 구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며 중립적 태도를 취하거나, 아니면 목욕이라도 먼저 하라고 비판하기도 한다.
지금의 경기부진에 대해서는 과거의 수많은 경기부침이 그랬던 것처럼 지나갈 것이라고 보고 있었다.
인터뷰를 한 사람들은 대부분 보수나 진보성향에 관계없이 부자들이 미국의 재정적 부담을 더 많이 져야 하며, 또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현 시스템은 불공정한 것으로 보고 있었다.
부자들은 세상 사람을 1%의 부자와 일반인 99%로 구분하는 것에 매우 큰 불만을 갖고 있었다. 열심히 일하고, 도덕적으로 훌륭한 사람들도 많은데 부자라는 이유 만으로 비판받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다.
항공사를 운영하는 부자 아담 카츠씨는 "이런 구분은 적정하지 않다. 부자들은 일자리도 많이 만들고 자선기부도 많이 했다. 나는 누구도 다치게 하지 않았으며 많은 사람들을 도왔다"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