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김정일사망 한달' 대외관계도 '유훈' 따라

북중 밀착 과시…중국 최대후원국·각종 지원
대남·대미관계는 '통미봉남(通美封南)'


구글 선호 소스에 SBS뉴스 추가
대표 이미지 영역 - SBS 뉴스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김정은 체제가 보여준 북한의 대외정세 기상도는 '대중(對中) 맑음, 대미 흐림, 대남 눈 또는 비'로 요약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의 유훈통치를 내세우는 김정은 체제가 대외관계에서도 김 위원장 생전에 유지됐던 주변국과의 관계를 그대로 이어가는 셈이다.

'김정은호'가 중국의 후원 아래 중국과 밀착할 것이라는 예상은 김 위원장의 생전부터 감지됐다.

2010년 당 대표자회에서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처음으로 공식 등장하고 나서 북한은 최태복 당 비서를 중국에 보내 김정은 후계체제에 대해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2010년 5월부터 사망 전까지 무려 3차례나 중국을 방문해 북중 밀착관계를 과시했다.

중국의 당 중앙위원회,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당 중앙군사위원회, 국무원 등 4대 기관이 김 위원장의 사망 발표 당일인 19일 김정은 지도 체제에 지지입장을 일제히 밝힌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특히 중국은 김정은 체제의 안정을 위해 김 위원장 사후 식량지원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북한에서 사실상의 2인자인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 또는 헌법상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단장으로 한 대표단을 중국에 파견할 것이라는 관측과 함께 중국에서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급을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이 방북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것도 부쩍 가까워진 북중관계를 반영한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15일 "김정은 체제는 미국을 견제할만한 힘을 보유한 중국에 편승해 정치·경제적 실리를 취할 것"이라며 "중국도 북한을 적극적으로 포용하는 정책기조를 유지하면서 정권교체기에 있는 북한의 최대후원국 입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 어느 때보다 가까운 대중관계와 달리 김정은호의 대미관계 방향은 유동적이기는 하지만 일단 협상 쪽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광고
광고 영역

김 위원장 생전에 북한이 북미회담을 통해 영양식품 24만t 지원과 핵 활동 중단에 합의했지만 최근 식량지원의 양과 종류의 변경을 요구하고 나선 것도 협상 쪽에 무게를 실어주는 사례로 꼽힌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지난 11일 "조미 사이에 논의되고 있는 식량지원 문제는 원래 2011년 초에 미국이 3년 전 공약했던 50만t 중에서 미달된 33만t을 마저 제공하는 문제로 발단됐다"고 주장하면서 곡물 30만t의 지원을 요구한 것은 것은 미국과 줄다리기의 출발점으로 볼 수 있다.

대변인은 "2011년 7월에 시작된 조미 고위급회담에서 미국이 요구한 우라늄 농축 임시중지를 비롯한 신뢰구축조치를 우리가 취하면 미국도 제재 임시중지 등 신뢰조성을 위한 조치들을 토의하는 동시에 식량제공조치도 취하겠다고 그들 스스로가 제안했다"고 밝혀 경우에 따라서는 폭넓은 대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속내를 내비쳤다.

식량지원과 6자회담, 비핵화 문제 등에서 미국과 힘겨루기를 하면서 얻을 것은 최대한 얻어내겠다는 의도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이우영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김정일 위원장 사후에 최대업적으로 핵보유국을 명시한 것으로 볼 때 북미관계에서 획기적인 전환이 이뤄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북한은 지속적으로 미국과 대화를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남북관계는 최악의 국면을 면키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북한 국방위원회가 우리 정부의 제한적 조문허용을 놓고 "이명박 역적 패당과는 영원히 상종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고,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도 "괴뢰 패당은 북남관계를 푸는 게 아니라 완전히 끝장내는 길을 선택했고 더 지켜볼 것도 없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명박 대통령도 지난 2일 신년연설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요구하며 "북한이 진정성 있는 태도로 나온다면 새로운 한반도 시대를 함께 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제조건이 달린 남북관계 개선 입장을 밝혔다.

올해 남쪽에 국회의원 총선거와 대통령 선거가 예정된 상황이라 북한도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변화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 남한의 정치상황을 당분간 지켜보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용석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남한의 정권교체 상황을 염두에 두고 정권교체를 추진하면서 대미대화의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적절한 수준에서 남한을 관리하려고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며 "대화를 먼저 제의하지는 않겠지만, 대규모 대북지원이나 금강산 관광 재개와 같이 실리를 확보할 수 있는 대화를 남쪽에서 제의하면 호응해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광고 영역
광고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광고
광고
광고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