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자극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제목으로 낚시를 하려거나 없는 이야기를 그럴 듯하게 꾸며내려는 게 아닙니다. 사후대행 업체를 광고하려는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참 씁쓸하게도 이제는 우리나라의 현실이 되어버린 문제, 바로 고독사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섭니다.
고독사. 사전을 찾아봐도 나오지 않고, 한글 프로그램 등에 이 단어를 적으면 빨갛게 밑줄이 쳐집니다. 그래도 ‘고독한 죽음’을 의미한다는 것을 유추하기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아주 가끔씩 죽은 지 일주일이 지나서 발견이 됐다거나 혹은 죽은 지 한참 후에 발견돼 백골이 됐다거나 하는 뉴스가 등장하죠. 우리는 이런 것을 고독사라고 부릅니다. 원래 쓰는 정식 용어는 ‘무연고사’. 죽었는데도 가족이 없거나, 가족이 있다고 해도 시신 인수를 거부한 외로운 죽음입니다. 대부분 혼자 사는 사람들이 무연고사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다 보니 주변에 발견되기도 쉽지 않아서 고독사라는 좋지 않은 별명이 붙지 않았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올 들어 가장 춥다는 어느 날, 고독사한 사람들을 취재하러 나갔습니다. 고독사하면 과연 어떻게 될까? 화장 비용은 누가 낼까? 수많은 궁금증을 품은 채로요.
화장장 직원은 고독사 시신의 경우 일반 화장이 모두 끝난 오후에 시작한다고 말했습니다. 화장 이후 유골을 뿌리고 집에 돌아가는 시간이 있기 때문에 가족이 있는 사람을 먼저 배려하는 취지였습니다. 그 날 화장이 예정된 시신은 모두 세 구. 차가운 강물에 몸을 던져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어떤 중년 남성과 길에서 객사한 할아버지, 오랫동안 고아원 생활을 했다던 남성이 포함돼 있었습니다.
먼저 서울시가 고독사 시신 화장을 맡긴 대행업체 사람이 승합차에 시신을 싣고 왔습니다. 볼품없는 관에 실린 사람들. 연고 없이 죽었다는 증명 서류를 정상적으로 제출하고, 화장 승인이 떨어지자 대행업체 직원이 익숙한 듯 화장장 직원들과 함께 시신을 옮겼습니다. 곧바로 화장로로 직행. 화장은 두 시간 가까이 진행됐지만 눈물 흘려주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그렇게 화장이 끝나고, 빻아진 유골은 플라스틱처럼 보이는 하늘색 유골함에 담겼습니다. 받아든 사람도 역시 대행업체 직원. 이 직원은 유골함 세 개를 들고 어두운 산길을 한참 달려 연고 없이 죽은 사람들 유골만 모아 놓는 납골당으로 갔습니다. 유골함에는 사망한 사람의 이름과 관할 지자체 등의 정보를 기록한 스티커가 붙여졌고, 이미 안치돼 있는 3천여 개의 유골함 옆에 놓였습니다. 보관 기간은 10년. 이 기간 동안 아무도 찾지 않으면 집단으로 정해진 곳에 매장한다고 직원은 설명했습니다.
이런 고독사가 일 년에 도대체 몇 건이나 발생하는 것일까? 우리 정부는 고독사를 공식적으로 집계하지 않고 있습니다. 구청이면 구청, 도면 도, 지자체에서 자체적으로 파악을 해 왔을 뿐입니다. 하지만 고독사가 일본에 이어 우리나라에서도 사회 문제가 됐고, 실태 파악을 위해 지난 2010년 복지부가 한 차례 집계했던 문서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그 해 한해 고독사, 즉 무연고사 한 사람은 모두 457명. 매일 한명 이상이 아무도 없이 죽어간다는 거였습니다. 서울이 174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도 64명, 부산 46명, 대구 40명 순이었습니다. 반면, 농촌 지역이 많은 충북, 전남, 경북 등은 한 자리 수에 그쳤습니다. 도시에 사는 사람들의 인적 네트워크, 사회적인 연결망이 얼마나 빈약한지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수치였습니다.
이러다 보니 혼자 죽은 사람의 뒤처리를 해 주는 업체들이 곳곳에서 생겨나고 있습니다. 먼저 특수 청소라는 게 있는데, 이런 업체는 숨진 뒤 한참 뒤에 발견된 집 청소를 담당합니다. 지독한 냄새를 제거하고,시신이 부패하면서 생긴 혈흔을 비롯한 각종 흔적이나, 벌레 등도 없앱니다. 보통 집주인들이 의뢰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주위에 사는 사람들이 냄새 때문에 강력하게 항의를 하는 경우가 많아서 눈치 못 채게 작업하는 게 관건이라고 합니다. 혼자 살다 아무도 모르게 죽은 것도 불쌍한데 그 죽음으로 주변에 욕을 먹어야 하는 말 못할 상황인 겁니다.
유품정리 전문 업체도 생겼습니다. 숨진 사람의 방에 들어가 각종 장부, 기록들을 살펴보고 태울 건 태우고 전해 줄 것은 정해주는 사업인데요. 원래는 가족들의 몫이지만 해 줄 사람이 없다보니 생판 모르는 남의 손에 넘어가게 된 겁니다. 혼자 사는 사람이 생전에 이 서비스를 신청하면 평소에는 안심 전화를 하다가, 연락이 두절될 경우 사망 사실을 확인하고 유품을 정리하러 간다고 합니다. 혼자 사는 사람이 돈이 없을 수도 있는데 이럴 때는 정리 비용을 어떻게 받느냐고 물었더니 방 보증금이나 부동산 매각, 아니면 안에 물품을 팔아서 해결한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통계청이 5년마다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2010년 기준으로 1인 가구가 4백 10만 가구를 넘어섰습니다. 전체 가구의 4분의 1에 육박하는 수치로, 매우 유감스럽게도 계속 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다가 사후 대행 서비스가 휴대전화처럼 보편화 되는 날이 오는 건 아닐까.
씁쓸하고 또 씁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