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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대화 여건' 북미대화가 시금석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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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향후 북미대화를 남북대화 여건조성 여부를 판단할 리트머스 시험지로 여기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핵화 논의를 위한 북미 간 3차 대화를 계기로 정부가 남북 간 대화채널 구축을 위한 본격적인 '행동개시'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류우익 통일부장관은 5일 올해 업무계획과 관련한 기자회견에서 "북한과의 대화의 문은 열려있다"면서도 선(先) 대화제의 여부에 대해서는 "지금 북측은 장례를 치르고 안정을 위해 여러 노력을 기울이는 상황이다.

문제들을 논의할 여건이 성숙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이후 북한의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당분간 대화를 위한 여건성숙을 지켜보겠다는 의미다.

'김정은 체제'의 북한이 내부 안정을 위한 물리적 시간이 필요하고, 김 위원장 장례식 직후부터 현 정부와 "상종하지 않겠다"면서 대남 강경태도를 취하는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류 장관은 그러면서 중요한 포인트를 던졌다.

6자회담을 위한 각국 간의 대화가 진전되는 것도 남북대화를 위한 하나의 상황변화가 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이다.

북미대화를 남북대화를 위한 여건 성숙의 지표로 삼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류 장관이 "여건이 성숙하면 우리가 먼저 대화를 제의할 수도 있다"고 밝힌 만큼 북미대화를 여건성숙 시점으로 삼고 이를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 등을 위한 남북적십자회담이나 고위급회담을 전격 제의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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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전망에 정부 당국자들도 대체로 동의한다.

한 정부 당국자는 6일 "북한이 북미대화에 나온다는 것은 김 위원장 사망 이후 나름대로 내부 정리를 마친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그렇게 되면 우리 정부도 움직일 수 있는 여지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북미대화에 나오는 것은 "내부 체제가 정비됐다는 자신감의 표현이고, 한편으로 대화 메시지"(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라는 분석도 있다.

북한 스스로 내부 정비도 중요하지만 북미 간 대화가 열려 핵 활동 중단 등 핵 문제에 일부 진전이 있고, 미국이 영양식으로 대북 인도적 지원을 재개하면 정부도 국내 보수층 등의 반발을 어느 정도 무마하여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지 않겠느냐는 전망이다.

물론 북미대화 이전에 남북 간 접촉의 계기가 마련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지만, 북한이 대남비난을 쏟아내는 현 시점에서는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북미가 지난해 12월22일 베이징에서 3차 북미대화를 열기로 김 위원장의 사망 전에 합의했던 만큼 조만간 대화가 재개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비핵화 회담이 김 위원장의 유훈인데다 '김정은 체제'의 북으로서도 문을 완전히 닫기보다는 적어도 미국에 대해 대화와 협력의 모습을 보이는 게 체제 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의 최근 중국 방문과 이명박 대통령의 9~11일 방중 등을 계기로 중국이 북한에 특사를 보내 대화재개를 설득할 가능성도 주목된다.

정부가 여건이 성숙했다고 판단해 대북 대화를 제의하더라도 북측이 수용할지는 현재로서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정부가 이산가족 상봉 등을 매개로 대북 인도적 지원에 얼마나 전향적 태도를 보일지, 또 천안함·연평도 사건이 대화의 전제조건이 아니며, 대화가 열리면 두 사건을 비롯해 개성공단·금강산관광·남북경협·대북 인도적 지원과 북측이 요구해오던 6·15 공동선언과 10·4선언 이행방안 등을 모두 논의할 수 있다는 정부의 입장을 북측이 어떻게 평가할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유동성이 커진 한반도 정세를 남북이 주도하고, 적절한 대화 타이밍을 잡기 위해 북미대화 이전에 정부가 먼저 대화제의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봉조 전 통일부 차관은 "김정은 체제가 아직까지 독특한 색깔을 드러내지 않는 상황이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2월 말이나 3월 한미 합동군사훈련으로 남북간 긴장이 고조되기 전에 대화의 채널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북미대화 이전에 남북대화를 시도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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