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45대 대통령을 꿈꾸는 공화당의 예비 대선 후보들이 정작 자당 출신의 마지막 대통령인 조지 W.부시와는 노골적으로 거리를 두고 있어 눈길을 끈다.
공화당의 대선 후보를 가리는 첫 경선인 아이오와주(州) 코커스(당원대회)를 앞두고 예비 후보들이 부시와 연관되는 것을 꺼려 선거운동에서 그에 관한 언급을 일절 하지 않고 있다고 3일(현지시간) AP통신이 보도했다.
공화당 소속의 마지막 대통령이자 재임에도 성공했던 부시가 이처럼 후배들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하는 이유는 그가 남기고 떠난 '불편한 유산' 때문이다.
경제난이 올해 미국 대선의 최대이슈로 부상한 현 시점에서 부시 행정부 시절에 급증한 정부부채, '빚잔치'로 전락한 두 번의 전쟁(아프가니스탄전·이라크전), 기록적인 낮은 지지율 등은 전혀 달갑지 않은 공화당의 전력이다.
여기에다 부시의 대통령 재임기간 8년 중에서 공화당이 의회의 다수당이었던 기간이 무려 6년이었음을 감안할 때 현 경제위기의 뿌리가 부시 행정부와 당시 여당이었던 공화당에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일례로 2001년 부시가 대통령을 취임했을 당시 정부와 공화당이 강행 처리했던 감세정책에 따른 비용은 1조 8천억 달러에 달한다고 미 의회예산국(CBO)과 예산정책우선센터(CBPP)는 추산했다.
또한 2001년 9·11테러 이후 부시 정부가 감행한 이라크전, 아프간전으로 미국 국민이 감당해 온 전쟁비용도 지금까지 1조 4천억 달러에 이른다.
금융위기를 극복하겠다며 7천억 달러 규모의 구제금융 자금 운용을 골자로 하는 부실자산구제프로그램(TARP)도 부시 행정부가 마련한 정책이다.
부시 행정부 시절 백악관 대변인을 지낸 애리 플라이셔는 "부시가 미국을 더욱 안전한 나라로 만들었다"면서도 "하지만 슬프게도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부시를 선거운동에 끌어들이지 않는 편이 공화당 예비 후보들에게 낫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