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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산 증인' 김종훈 본부장 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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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주연과 악역을 도맡았던 '현역 최장수 장관' 김종훈(59) 통상교섭본부장이 공직에서 물러났다.

김 본부장은 30일 청와대가 발표한 개각에서 박태호(59)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후임 본부장에 내정됨에 따라 4년5개월 만에 집무실을 비우게 됐다.

한미 FTA 탄생의 주역이자 우리나라 통상정책의 산 증인으로서 김 본부장만큼 '박수'와 '비난'을 한몸에 받았던 공직자는 없다.

2006년 4월 한미 FTA협상 수석 대표를 맡아 9차례의 끈질긴 협상을 주도한 끝에 이듬해 4월 극적인 타결을 이끌었다. 당시 집권당인 열린우리당과 언론은 그에게 '글래디에이터'(검투사)라는 별명을 붙여 '영웅' 대접을 하기도 했다.

그는 미국과 협상 당시 모든 것을 걸었다. 언쟁이나 벼랑 끝 전술을 피하지 않았고 귀가를 포기한 채 햄버거로 점심을 때우며 마라톤협상을 벌였다. 2007년 협상 때 남편이 갈아입을 옷을 전하려고 매일 찾아온 부인을 한 번도 만나지 않았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오바마 집권 이후 한미 FTA가 피지도 못하고 사장될 위기에 놓이자 '쉼표 하나 고칠 수 없다'고 버티다가 재협상에 나서기도 했다.

올 초 번역오류 문제가 불거지자 '책임지겠다'며 용퇴의사를 밝혔으나 '비준안까지 마무리하라'는 청와대 요청에 마음을 추슬렀다.

비준안 처리과정에서는 스스로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할 정도로 심한 마음고생을 했다. 4년여 전 협상타결 때 "미국과의 FTA는 불가피하다"며 격려했던 정동영 민주당 의원 등 비준안 반대파로부터 '매국노', '이완용'이라는 소리까지 들었다.

그래도 그는 '우리나라처럼 작고 자원 없는 나라가 갈 길은 '개방경제'밖에 없다는 신념으로 주변을 설득해 나갔다.

우여곡절 끝에 11월 22일 한미 FTA 비준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김 본부장은 다시 '쉬고 싶다'는 의사를 청와대에 전달하면서 물러날 준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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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한 달 만에 옷을 벗었다. 1974년 외무고시 8회로 공직에 입문한 지 37년 만이다.

며칠 전 모임에서 특유의 너털웃음을 터트리며 말했다. "물러나면 하고 싶은 게 얼마나 많은지 아십니까. 손녀 재롱도 봐야 하고 더 늦기 전에 좋아하는 패러글라이딩과 암벽등반도 해야 하고 지금보다 더 바빠질걸요"

대구 출신으로 경북사대부고, 연세대를 졸업했다. 미국 참사관, 국제경제국 심의관, 지역통상국장을 지냈다. 유엔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이사회(ESCAP) 의장과 한국수입업협회 고문을 맡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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