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약사회가 상비약의 약국외 판매에 대해 조건부 수용입장을 밝혔지만 정작 약사법 개정안 처리여부를 결정할 의원들 중 상당 수는 여전히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민 편의 제고를 위해 약국외 판매를 허용해야 한다는 일반적인 국민 정서를 외면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그러나 과거와 비교할 때 약사법 개정을 놓고 반대에서 유보로, 유보에서 찬성으로 돌아서는 경우가 적지 않아, 의원들의 입장이 선회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연합뉴스가 27일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의원 2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조사결과 한나라당 박상은 손숙미 유재중 이애주 최경희 의원과 미래희망연대 정하균 의원 등 6명이 찬성 또는 조건부 찬성 의견을 밝혔다.
반대 의견을 명백히 한 의원은 한나라당 박은수, 민주노동당 곽정숙 의원 등 2명이었고, 나머지 15명은 응답을 회피하거나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특히 민주당 의원 6명은 전원 유보 입장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지난 9월 설문조사 당시에는 전현희 의원을 제외하곤 전원이 반대 의견을 피력했었다.
반대 4명, 찬성 2명, 유보·응답회피 8명으로 분포됐던 한나라당 의원들의 경우 찬성이 5명으로 늘어난 반면 반대는 1명으로 줄었다.
나머지는 유보·응답회피로 돌아서 약사회의 약국외판매 조건부 수용이 일정부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반대→유보·응답회피'(8명), '유보·응답회피→찬성'(4명)으로 돌아선 의원들이 상당 수인 점을 감안하면 약사법 개정안에 대한 의원들의 입장이 일부 바뀌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약사법 개정에 반대했던 민주당 간사인 주승용 의원 측은 "일반약 품목수를 늘려 종편 광고 시장을 확대한다는 우려와 의약품 안전성 논란이 있는만큼 전문의약품 가운데 일부를 일반의약품으로 전환하는 식약청의 의약품 재분류 결과를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이번에 처음으로 찬성 입장을 밝힌 한나라당 유재중 의원 측은 "안전성이 담보된다면 상비약 약국외판매에 찬성한다"며 "다만 특정지역에 대해 시범 판매를 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결정을 유보한 민주당 최영희 의원 측은 "안전성 장치가 확인돼야 한다"며 "약사회와 합의가 이뤄진 게 아니고 방안을 모색한다는 정도였는데, 복지부가 너무 몰아치는 것 같다"고 답했다.
정부는 지난 9월 감기약 등 상비약의 약국외판매를 골자로 한 약사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으나 약사회의 강력한 반대 속에 소관 상임위인 보건복지위는 법안을 상정조차 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비난 여론이 들끓자 약사회는 최근 상비약 구입 불편 해소에 대한 국민의 목소리를 겸허히 수용한다며 사실상 약국외판매 수용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일부 지역 약사회는 대한약사협회 집행부 사퇴를 요구하는 등 강력 반발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