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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삼성과 LG의 꼼수

백화점에서도 잘 깎는 놈이 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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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표시제라는 게 있습니다. 가격표시제라고도 부르고요. 가격표 붙인대로 팔겠다는 거지요. 우리나라 양대 전자회사인 삼성과 LG가 전국 백화점에서 시행중인 제도입니다. 백화점에서 자꾸 흥정을 하게 되니까, 같은 제품을 다른 가격에 사게되고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의 신뢰가 떨어진다는 판단을 한 거죠.

백화점을 돌며 매장들을 확인했습니다. 55인치 최신형 3D TV 가격이 어찌되는지 비교해 봤습니다. 삼성전자는 473만원, LG전자는 427만원이 가격으로 붙어있었습니다. 예상대로 가는 곳마다 가격이 달랐습니다. 50만원에서 100만원까지 차이가 났습니다. 붙어있는 가격은 아무런 의미가 없었습니다.

왜 이런 일이 생기는지 물어봤습니다. 예상하시듯이 깎아사야 잘샀다고 생각하는 한국사람들 특유의 습관이 가장 큰 이유인 듯 싶었습니다. 붙어있는 가격대로 사면 왠지 손해를 보는 것 같고, 그래서 그렇게 팔 수밖에 없다는 거죠.

매장 직원들별로 정해진 할인율이 다르다고 하더군요. 요일별로 달리 적용하기도 하고요. 사람이 많은 날은 좀 더 싸게 팔고, 사람이 적으면 비싸게 팔고 그런다는 거죠. 표시한 가격대로 물건을 사는 사람은 없다고 전했습니다. 이럴거면 뭐하려 대대적으로 홍보한 건가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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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 LG에 공식 인터뷰를 요청했습니다. 기대하지 않았습니다만, 역시나 인터뷰 하기 곤란하다는 답변이 왔습니다. 그리고 수차례 통화한 끝에 경위를 파악해 보겠다는 답변만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전자제품의 가격은 제조사가 아닌 유통사가 정합니다. 제조사에서 물건을 사다가 마진을 붙여서 파는 거죠. 판매 정가가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유통업체들 별로 가격 차이가 나는 겁니다. 백화점 매장에 물건을 납품하는 곳은 삼성은 리빙프라자가, LG는 하이프라자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모두 삼성과 LG의 유통을 담당하는 자회사 들입니다.

삼성과 LG 관계자들은 리빙프라자, 하이프라자 소관이라는 걸 꼭 밝혀달라고 여러번 당부했습니다. 제 질문의 요지는 '대대적으로 광고하신 가격표시제가 얼마나 지켜지고 있는지 파악하고 계시냐'는 것이었는데, 그에 대한 명확한 답변은 두 곳 모두 하지 않더군요. 소비자들이 리빙프라자와 하이프라자를 구별해 이해할리 만무하지요. 백화점에서 유통업체가 어디인지 확인하고 사는 것이 아니니까요. 그래서 기사에는 삼성과 LG로 명시했습니다.

결국 비싸게 붙여 놓은 가격은 할인받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 주는 미끼로 사용되고 있었습니다. 국내 양대 메이커인 삼성과 LG의 가격표시제. 이런 꼼수 이제 그만 써도 되지 않을까요? 이럴 거면 대대적으로 홍보나 하지 말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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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요한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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