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도벽이 있는 중학생 아들을 훈육 목적으로 마구 때려 숨지게 한 30대 아버지에게 항소심 법원이 징역형의 집행을 유예하는 등 선처 판결을 내렸다.
서울고법 춘천형사부(김인겸 부장판사)는 자신의 아들을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상해치사)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은 A(36)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또 3년간 보호관찰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어린 자녀를 보호·양육할 책임이 있는데도 순간적인 감정을 이기지 못한 채 과도한 체벌을 가해 아들이 생명을 잃었다는 점에서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다만 피고인에게는 부양의 손길이 필요한 어린 자녀 2명이 있는데다 이들에 대한 적절한 훈육자를 찾아볼 수 없다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사춘기에 접어들어 크고 작은 비행을 저지른 어린 아들을 훈육하는 과정에서 순간적인 격정을 이기지 못한 채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점, 어려운 환경 속에서 성실히 살아온 점, 자식을 잃은 슬픔에 천형을 사는 심정에 동정이 가는 점 등을 감안해 선처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지난 6월29일 오후 10시20분께 속초시 자신의 집에서 평소 도벽이 있는 아들(13)이 돈도 없이 PC방에서 게임을 하다 주인에게 적발되자 홧김에 둔기 등으로 온몸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A씨의 아들은 다음날 오전 자신의 집 복도에서 쓰러져 숨진 채 발견됐다.
아내와 이혼 후 자녀 3명을 혼자 양육하던 A씨는 큰아들이 친구들을 잘못 만나 손버릇이 나빠졌다고 판단, 지난해 9월 인천에서 속초로 이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춘천=연합뉴스)